[동네뉴스-스마트폰 세상보기] 대구 앞산 산책로에 핀 ‘12월의 개나리’

  • 강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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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2-09 16:03  |  발행일 2025-12-09
초겨울 찬바람 속 이례적 개화
시민들 “봄인 줄 착각” 탄성
지난 3일 대구 앞산전망대 산책로에 개나리꽃이 피어 있다. 강명주 시민기자

지난 3일 대구 앞산전망대 산책로에 개나리꽃이 피어 있다. 강명주 시민기자

대구 앞산전망대 산책로에서 12월 초에 개나리꽃이 피는 이례적인 풍경이 포착돼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다. 초겨울의 찬 기운이 감도는 시기임에도 봄꽃이 모습을 드러내자, 산을 찾은 이들은 놀라움과 반가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지난 3일 전망대로 오르는 산책길 관목 사이에서 연한 노란빛의 개나리 몇 송이가 또렷하게 피어 있었다. 낙엽이 떨어져 겨울 빛깔이 짙어진 풍경 속에서 핀 꽃은 마치 두 계절이 한 장면에 겹쳐진 듯한 느낌을 줬다. 산책객들은 "12월에 개나리를 보게 될 줄 몰랐다", "잠깐 계절을 착각했다"며 휴대폰을 들어 촬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대구지역에는 초겨울에도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날이 많아 계절의 흐름이 예전과 다르게 느껴진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꽃을 바라보던 한 시민은 "가을과 겨울이 제대로 구분이 안 될 만큼 날씨가 왔다 갔다 한다"며 12월 초에 피어난 꽃을 기후 변화의 징후처럼 받아들이는 반응을 보였다.


개나리는 본래 3~4월에 꽃을 피우는 전형적인 봄꽃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예상과 다른 시기에 꽃이 관찰되는 사례가 늘면서, 계절의 경계가 흔들리는 풍경이 도심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앞산에서 발견된 이번 개나리 역시 그러한 변화 속의 한 장면이라는 이야기가 산책객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오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란 꽃잎은 초겨울 산책길에 짧지만 따뜻한 위로를 남겼다. 차가운 바람과 앙상한 가지들 사이에 솟아오른 작은 꽃은, 한 해의 끝자락을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밝은 기운을 건넸다.


앞산전망대에 뜻밖에 피어난 개나리는 빠르게 변해가는 계절 속에서 자연이 건네는 조용한 신호이자 초겨울의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도심 속 일상에 작은 여백을 남기며 계절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글·사진=강명주 시민기자 kmejuw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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