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 가은읍 왕능리에 자리한 가은아자개장터 전경. <문경시 제공>
주말 나들이 코스로 주목받고 있는 가은아자개장터가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문경시 제공>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왕능리에 자리한 가은아자개장터가 새로운 모습으로 여행객을 맞고 있다. 전통시장의 정겨운 풍경 속에 청년들이 만든 외식창업 테마파크가 더해지며, 요즘 주말 나들이 코스로 눈길을 끈다.
가은아자개장터는 1950년대 문을 연 이후 한때 2만 명이 넘는 광부와 가족들이 모여 살던 경북 최대 탄광촌의 생활 중심지였다. 시장 이름인 '아자개'는 후백제를 세운 견훤의 아버지 아자개가 이곳에서 태어났다는 지역의 역사에서 비롯됐다. 지금도 매월 4일과 9일 열리는 오일장은 장터의 전통과 활기를 상징하며,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풍경을 지켜가고 있다.
올해 장터의 가장 큰 변화는 시장 일대에 새롭게 조성된 외식창업 테마파크다. 총 3천668㎡ 규모로 마련된 이 공간에는 청년 창업자 10명이 선발돼 10개의 신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여기에 두술도가, 희양상회, 초가점빵, 아자개공방 등 기존 점포 4곳도 함께 참여해 전통시장 특유의 분위기를 이어간다. 석탄을 형상화한 석탄빵을 비롯해 떡린느, 맥적구이, 돈가스, 국밥, 국수 등 개성있는 메뉴가 한데 모여 '골라 먹는 재미'를 더한다.
테마파크 주변으로는 야외 휴게공간과 먹거리 골목이 조성돼 주말이면 가족 단위 방문객과 젊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전통 초가집 형태로 꾸며진 시장 내부에서는 민속공연과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돼, 장터 한곳에서 먹거리와 볼거리, 체험을 모두 즐길 수 있다. 아이와 함께 방문해도 부담 없는 구성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가은아자개장터의 매력은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성에서도 빛난다. 문경석탄박물관과 벽화거리, 가은역을 지나 문경 에코월드까지 이어지는 동선이 잘 갖춰져 하루 코스로 여행하기에 제격이다. 1960~70년대 탄광촌의 흔적부터 문화체험형 전통시장, 청년 창업 공간까지 한 번에 둘러볼 수 있어 여행 만족도가 높다.
문경시는 이번 외식창업 테마파크 조성을 통해 외식산업을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고, 청년 창업 활성화와 지역경제 회복을 동시에 꾀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과 창업 컨설팅을 병행해 청년 상인의 안정적인 정착도 지원할 방침이다.
주말 어디로 떠날지 고민이라면, 옛 탄광촌의 시간 위에 청년의 감각을 더한 문경 가은아자개장터가 좋은 선택지가 될 만하다. 과거 산업화의 기억이 남아 있는 공간에서 새로운 먹거리와 문화 콘텐츠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곳만의 차별화된 매력이다.
특히 시장을 거닐다 보면 오래된 점포와 새로 문을 연 청년 상점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풍경이 눈길을 끈다. 탄광촌 시절의 흔적을 간직한 골목과 현대적인 감각의 외식 공간이 공존하며,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장터'라는 평가도 나온다. 오일장이 서는 날에는 상인과 방문객이 어울려 장터 특유의 활기가 배가된다.
전통시장의 정겨움, 청년 창업의 실험적인 메뉴, 탄광촌의 역사와 체험형 관광이 한데 어우러진 문경 가은아자개장터. 하루쯤 느긋하게 걷고, 먹고, 둘러보기에 이보다 더 어울리는 주말 목적지는 드물다.
강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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