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상시 파견’에 기대는 대구 공공의료…인력 구조의 기형적 고착화 우려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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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25 16:41  |  발행일 2026-01-25
경북대병원, 비정규직 전문의 16명 연중 초빙
선발보다 확보…공공의료 인력난이 만든 채용 방식
경북교병원이 2026년 대구의료원 파견 진료교수를 상시 초빙하고자 비정규직 의사 16명을 모집하는 채용 공고문. 내과·외과·응급의학과 등 10개 진료과를 대상으로 하며, 접수는 연중 상시로 진행된다.<병원 홈페이지 캡처>

경북교병원이 2026년 대구의료원 파견 진료교수를 상시 초빙하고자 비정규직 의사 16명을 모집하는 채용 공고문. 내과·외과·응급의학과 등 10개 진료과를 대상으로 하며, 접수는 연중 상시로 진행된다.<병원 홈페이지 캡처>

대구 서구에 거주하는 김 모(67) 씨는 최근 대구의료원을 찾았다가 담당 의사가 바뀌었다는 안내를 받았다. 김 씨는 "진료의 연속성을 위해 내 병력을 잘 아는 의사에게 계속 진료받고 싶지만, 최근 들어 교수가 자주 바뀌는 것 같아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2026년 1월 현재, 대구 공공의료 현장에서 체감되는 인력 불안정성은 국립대병원의 '상시 파견' 체계가 제도화되면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국립대병원 '대리 채용'…공공의료의 고육지책


경북대학교병원이 최근 발표한 '대구의료원 파견 진료교수 16명 채용' 공고는 지역 공공의료의 인력난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채용은 채용 주체인 경북대병원이 인력을 선발해 실제 근무지인 대구의료원으로 보내는 '파견형' 고용 방식이다.


대구의료원이 직접 전문의 채용에 나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 병원과의 연봉 격차 및 연구 환경의 차이로 인해 지원자가 부족한 현상이 반복되어 왔다. 결국 국립대병원의 인사 시스템을 빌려 인력을 수혈받는 방식이 고착화된 셈이다. 특히 이번 전형에서 면접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도록 설정한 점은 적정 인력 확보가 시급한 현장의 절박함을 대변한다.


◆16명 대규모 파견, '진료 연속성' 훼손 우려


비정규직 진료교수 16명이라는 규모는 특정 과의 일시적 공백을 메우는 수준을 넘어 대구의료원 핵심 진료 기능의 상당 부분을 국립대병원에 의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파견 중심의 운용이 환자와 의사 간의 신뢰 형성과 진료의 연속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단기 계약직 형태의 파견 의사는 소속감이 상대적으로 낮고 이직 가능성이 커, 장기적 치료가 필요한 취약계층 환자들에게는 의료 서비스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 박 모(42) 씨는 "공공병원이 제 역할을 하려면 비정규직 파견 의사가 아닌, 믿고 찾을 수 있는 전문의가 상주하는 환경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대구시 "처우 개선 및 정규직 확보 병행할 것"


이러한 지적에 대해 대구의료원과 대구시는 인력 구조 개선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국립대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필수 의료 공백을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장기적으로는 전문의 연봉 체계 현실화와 진료 환경 개선을 통해 대구의료원 자체 정규직 채용 비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대구 공공의료가 '임시 방편'을 넘어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파견 인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의료진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주 여건 마련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의료계는 현재의 파견 체계가 일시적인 '산소호흡기'를 넘어 공공의료 체질 개선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정책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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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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