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경북 통합법안, 빨리 통과시켜라 (박영석 전 대구MBC 사장)

  • 박영석 전 대구MBC 사장(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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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2-26 19:42  |  발행일 2026-02-26
박영석 전 대구MBC 사장(정치학 박사)

박영석 전 대구MBC 사장(정치학 박사)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은 지역의 100년 미래인 대구경북 통합법안을 하루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지역민들 사이에는 대구경북의 중대사가 법사위의 정치적 판단에 의해 부당하게 가로막혔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24일 법제사법위원회는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해 올라온 전남광주, 대구경북 행정통합 법안 가운데 전남광주 법안만 처리하고 대구경북 법안은 "반대 의견이 있다"는 이유로 보류했다. 납득하기 어렵다. 이미 지역 사회와 정치권에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을 모호한 사유로 제동을 거는 것은 공정한 처사가 아니다.


대구경북 통합이 좌초위기에 직면하면서 여론이 뜨거워지자 26일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 모두 모여 통합 찬성과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더 이상 "반대 의견이 있다"는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국회의원들이 긴급 회동을 할 만큼 지역의 상황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방증이다. 야당 지도부는 물론 정부·여당도 지역의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인식, 존중하는 것이 순리다. 그럼에도 특정 지역 법안만 통과시키고는 다른 지역에 대해서는 계속 내몰라라 하며 보류한다면 노골적인 불평등 편파 입법이며 갈라치기라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행정통합은 단순한 지역 이슈가 아니다. 인구 감소와 산업 공동화로 침몰 위기에 놓인 지방을 살리기 위한 절박한 구조개혁이며, 국가균형발전 전략이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려면 권역별 메가시티 구상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대구경북 통합은 그 핵심 축이다. 이를 정치적 셈법으로 늦춘다면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 역시, 공허한 구호로 전락하고 만다.


법사위는 법률의 체계와 자구를 심사하는 곳이지 정치를 고려하는 정치적 관문이 아니다. "반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류했다면 그 반대가 무엇이며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따지고 설명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다. 이미 지방의회와 국회의원들이 찬성 의사를 표명한 상황에서 막연한 반대를 이유로 드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문제가 된 대구시의회의 반대도 시·도 통합자체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통합내용의 보완을 요구하기 위한 것일 뿐이었다.


국가 정책은 지역 정서나 감정의 저울 위에서 재단되어선 결코 안 된다. 어느 한쪽을 앞세우고 다른 한쪽을 뒤로 미루는 결정은 그것을 충분히 설명하고 입증할 수 있을 만큼의 합당한 이유와 사정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혼란을 불러오기도 하고 그것은 결국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된다.


이제 지역 소멸 위기 앞에서 필요한 것은 속도와 결단이다. 대구경북 통합을 보류할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조속한 처리를 통해 지역의 불안을 해소하고 통합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만약 대구경북 통합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전남광주 통합 추진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다. 특정 지역의 통합만 서둘러 추진한다는 인식이 굳어질 경우, 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대구경북민들의 강한 저항 또한 불가피하다.


법사위는 대구경북 통합법안을 하루빨리 통과시켜라. 어느 쪽으로 보더라도 붙들어 둘 이유가 전혀 없다. 지금은 정치가 지역을 나눌 때가 아니라 함께 살 길을 열어야 할 때다. 새로운 국가미래인 지방시대를 활짝 열어간다는 대승적 판단으로 통합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특별시장이 선출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것이 지역과 대한민국의 내일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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