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릴로 구멍 뚫고 ‘재선충예방 나무 주사’… “예산낭비 아닌가요”

  • 권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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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01 21:44  |  발행일 2026-03-01
영주시, 올해 예방나무주사 사업 본격 돌입
방제 작업자들이 소나무 수간 곳곳에 드릴로 천공을 한 뒤 약제를 주입하고 있다. 권기웅 기자

방제 작업자들이 소나무 수간 곳곳에 드릴로 천공을 한 뒤 약제를 주입하고 있다. 권기웅 기자

'윙'하는 드릴 소리와 함께 소나무 줄기에 작은 구멍이 뚫리자, 지나가던 주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나무 주변을 살폈다. 지난달 27일 오전 영주시 가흥1동 한 산림조경지, 영주시가 도심 조형소나무를 재선충병에서 지키겠다며 '예방나무주사' 사업을 시작한 현장이다.


방제 작업자들이 소나무 수간(줄기) 곳곳에 천공(구멍 뚫기)을 한 뒤 약제를 주입했다. 이를 지켜보 던 주민 김인석씨(장수면 두전리)는 "나무에 드릴질을 하고 구멍을 뚫어 주사를 놓는 게 신기하다"며 "예산낭비가 아닌지, 무슨 효과가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고개를 갸웃했다.


영주시는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막고 도심 주요 경관 수목을 보호하기 위해 예방나무주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예산은 4천만원. 시내 조경지 48곳에 심긴 조형소나무 2천440본이 대상이다. 시 관계자는 "도심 경관을 상징하는 수목을 선제적으로 관리해 소나무 재선충병 피해를 차단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작업을 맡은 백광현 ㈜영주나무병원장은 "나무 굵기에 따라 천공 개수가 달라지고, 그에 맞춰 약 주입량도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직경 40㎝ 기준 천공은 9개, 주입량은 45㎖다. 수고(나무 높이)가 2.5m 미만인 대상목은 나무 보호 차원에서 천공 개수를 25% 줄인다. 약 주입이 끝나면 코르크 마개로 마감해 해충 접근이나 이물질 유입을 막는다.


사용 약품은 '솔키퍼(SOL-keeper)'로 불리는 살충제다. 4ℓ 한 통 가격이 21만~25만원 선이고, 나무 한 그루에 9~45㎖가 들어간다. 백 원장은 "솔키퍼는 해충의 신경계 작용을 통해 재선충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북방수염하늘소의 먹이 활동을 막고 사멸하게 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예방나무주사는 약제를 수간에 주입해 재선충병 예방 효과가 약 4년 지속된다. 병을 옮기는 매개충에 대한 예방 효과는 약 1년가량 유지된다고 한다. 임정옥 영주시 공원관리과장은 "예전에는 2년마다 나무주사를 했지만, 신약이 개발되면서 4년 주기로도 가능해졌다"며 "해당 약제는 산림청이 검증했고 조달청을 통해 구매한 약품으로 나무주사 후 재선충에 감염된 사례는 아직 없어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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