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바야흐로 봄을 맞이할 때다

  • 박순진 대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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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09 06:00  |  수정 2026-03-08 21:04  |  발행일 2026-03-09
박순진 대구대 총장

박순진 대구대 총장

아침 햇살이 눈 부시다. 해 뜨는 시각이 빨라지고 낮의 길이가 길어진다. 겨울이 깊고 길다 싶었는데 어김없이 봄이 오려나 보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은 물론이고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를 지나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도 지났다. 꽃샘추위가 오는 봄을 시샘하지만 매섭게 맹위를 떨치던 한파는 자취를 감추었다. 볕이 잘 드는 양지뜸에는 성급한 새싹이 고개를 내밀고 산책길에 마주하는 나무에 물이 오르기 시작한다.


날이 차츰 풀리고 봄바람이 불 때면 우리 조상들은 절기에 맞추어 파종 시기를 저울질하고 녹슨 농기구를 정비하며 한해 농사를 준비하였다. 사람들이 도회지에 모여 현대적 삶을 살다 보니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절기의 변화에 둔감해지고 봄이 오려나 막연한 생각만 한다. 사람들이 무심해도 계절은 어김없이 제 갈 길을 간다. 아침저녁 찬바람이 쌀쌀하고 일교차도 크지만 두꺼운 외투는 이제 부담스럽다. 바야흐로 봄을 맞이할 때다.


만물이 소생하는 춘삼월이면 학교마다 새내기를 맞이하느라 분주하다. 설렘을 안고 처음 학교로 등교하는 초등학생은 초등학생대로,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중고등학생은 또 중고등학생대로, 전쟁 같은 입시를 이겨낸 대학생은 대학생대로 저마다 각오를 새롭게 다지며 힘찬 도전을 시작한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장면이지만 새내기들이 교정과 캠퍼스를 가득 채우고 분주하게 오가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정겹고 새로운 활력이 느껴진다.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지방소멸 대응이 국가적 과제가 된 상황이다 보니 입학식이 열리는 이맘때쯤 느끼는 소회가 새삼 각별하다. 필자 세대는 형제자매가 많고 친하게 지내던 친인척도 많던 시절이라 입학 시즌이 되면 연달아 입학하는 학생이 있었고 서로 축하하고 격려하는 일도 제법 시끌벅적한 그런 시절을 보냈다. 그 당시 입학식에는 부모님과 가족들이 많이 참석하셔서 이런저런 당부 말씀을 주셨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요즈음은 자녀가 한둘인데다 친인척 교류도 예전 같지 않아서 입학식 풍경이 한결 차분해진 분위기이다. 그래도 새롭게 출발하는 새내기의 당찬 각오는 다르지 않다. 입학식은 저마다의 삶에 큰 의미를 가진 의례로서 오래 기억에 남을 중요한 인생사이다. 필자가 재직하는 대학에도 개학 전 2월부터 대학 생활 안내, 수강 신청, 기숙사 입사 등으로 새내기들의 대학 생활이 시작되었다. 캠퍼스를 채운 파릇파릇한 기운이 보기에 참 좋다.


해마다 신입생을 맞이할 때면 한편으로 큰 기대를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여러 우려를 하게 된다. 청년 세대가 처한 현실과 마주할 미래가 만만치 않다. 디지털 대전환이며 AI 대전환이며 피지컬 AI며, 말 그대로 격변의 시대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학생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청년들이 살아갈 세상이 지금과 크게 다를 것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불확실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청년들에게 우리 국가와 사회의 미래가 달려있다, 미래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이 될 것이다, 준비하는 자가 미래를 쟁취한다는 등의 거창한 이야기는 차마 하지 않는다. 우리 학생들에게는 주체적으로 삶을 설계하고 자신을 믿고 힘차게 도전하며 앞으로 나아가라고만 당부한다. 머지않아 봄이 온다. 봄은 청춘의 계절이다. 이제 곧 새싹이 돋고 아지랑이 피어나고 세상 만물이 소생할 것이다. March, 3월은 힘차게 전진하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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