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길] 어른다움은 말투에서 드러난다

  • 김재경 새마을문고대구북구지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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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13 06:00  |  발행일 2026-03-13
김재경 새마을문고대구북구지부 이사

김재경 새마을문고대구북구지부 이사

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역할이 늘고 책임이 쌓여도, 말과 태도까지 성숙해지는 일은 별개의 문제다. 이런 질문 앞에서 '어른의 품위'는 어른이라 불리는 우리에게 여전히 점검해야 할 삶의 태도가 있음을 일깨운다.


이 책에서 말하는 '품위'는 추상적이거나 도달하기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거창한 인격이나 도덕적 우월성으로 설명하지도 않는다. 대신 일상에서 드러나는 언어 사용, 감정 조절, 타인과의 거리 설정 같은 구체적인 장면을 통해 어른다움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품위란 자기 자신을 함부로 다루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이런 품위는 말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다. 책에서 인상 깊은 대목도 '말'에 대한 통찰이다.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말하고, 감정이 앞서 말을 꺼내며, 그 결과를 뒤늦게 수습하곤 한다. 작가는 말을 줄이라고 조언하지 않는다. 다만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할 여지를 남겨 둔다. 이길 수 있는 말보다 남길 수 있는 말을 선택하는 태도가 어른의 품위를 만든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있다.


관계에 대한 시선도 현실적이다. 모든 관계를 유지하려 애쓰는 것이 성숙함은 아니라는 점, 때로는 거리를 두는 선택이 관계를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은 공감을 준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사람을 많이 곁에 두는 일이 아니다. 각자의 자리를 존중하며 관계의 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 그것 또한 어른다움의 한 모습이라는 메시지다.


이러한 메시지는 말과 관계를 넘어 어른의 태도 자체를 돌아보게 한다. 즉각적인 반응 대신 잠시 멈추는 태도, 침묵이 무책임이 아니라 배려가 될 수 있다는 관점은 일상에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책을 읽으며 나는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과연 내 말과 태도에 책임을 지고 있는가. 그런 질문은 나의 일상을 잠시 돌아보게 했다. 대화에서 말의 속도를 의식하게 되었고, 감정이 앞설 때는 한 박자 늦추려 노력하게 되었다. 어른의 품위는 이런 사소한 선택 속에서 쌓인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어른의 품위'는 더 성공하기 위한 책이 아니라 조금 더 단정한 삶을 살기 위한 책이다. 소란스러운 시대일수록 말과 태도를 가다듬는 일은 개인의 선택이자 책임이 된다. 품위는 거창한 덕목이 아니다. 오늘 우리가 고르는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어른다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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