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결과가 무난히 예측됐던 대구는 안으로는 무풍지대, 밖으로는 무관심 지역이었다. 선거의 역동성을 상실했던 대구는 야누스의 두 얼굴을 지닌 기묘한 도시로 변했다. 정치적으로는 5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보수의 심장이란 영예를, 경제적으로는 33년째 GRDP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 두 현실이 어떻게 공존할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반된 두 위상을 동시에 지닌 도시가 묻는다. 무엇이 더 중한가.
대구시장 선거에 전국적 관심이 쏠리는 건 흥미와 승패, 정략과 권력의 부침 위주로 바라본 결과다. 대구시민의 시선은 전혀 다른 곳을 향한다. 그저께 여론조사(리얼미터)에 의하면 '대구 최우선 해결과제'의 압도적 1위는 '민생'(44.1%)이었다. 지방선거는 정치투사를 뽑는 게 아니다. 지금 내 삶을 변화시키는 우리 고장의 살림꾼을 선택하는 절차다. 실속 없는 정치과잉이 손에 쥔 것 없는 속 빈 강정과 같은 도시를 만든 지난 시간을 돌아봐야 한다.
혼돈의 대구시장 선거를 어떻게 제자리로 돌릴까. 선거의 중심으로 '정책'을 소환해야 한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후보 6인의 '803 대구 마스터플랜' '더블100 프로젝트' '삼성 반도체 팹과 대형공연장 유치' '첨단산업 1등도시 만들기' 공약은 눈여겨 볼 만하다. 물론 정책으로 실행하기엔 아직은 덜 여물고 설익은 감이 없지 않다. 그저께 출마선언한 김부겸 전 총리도 "책임지고 완수하겠다"라는 '획기적 지역 현안'이 무엇인지부터 시민에 고해야 한다. 정책 경쟁은 대구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 변화의 출발점이다. '정치에서 경제로' 과감히 방향 전환하지 않고는 대구의 모든 변화는 퇴행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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