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의 시대공감] 방탄소년단과 국익의 관점

  • 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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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02 11:09  |  발행일 2026-04-03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문화평론가

얼마 전 방탄소년단의 복귀 공연이 '한국의' 서울에서 치러졌다. 한국 가수가 복귀 공연을 한국에서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굳이 '한국의'라고 쓸 이유가 없음에도 방탄소년단의 복귀 공연에 대해서 '한국의'라고 표현한 것은 그들에게만은 한국에서의 복귀 공연이 당연하지 않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의 범주를 넘어선 세계 최고의 스타다. 그러니 복귀 공연도 세계 최고의 시장인 미국에서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미국에서 행사를 하면 국내보다 수익도 많고 세계적인 주목도도 더 높다. 복귀 공연을 무료로 해도, 미국에서의 대규모 복귀 행사를 통해 국제적으로 큰 주목을 받으면 그 후의 수익 극대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탄소년단은 시장이 미국보다 훨씬 작고 국제적 주목도도 낮은 한국에서 복귀 행사를 진행했다.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되새기고 한국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다.


홍보는 대성공이었다. 뉴욕타임스가 '서울의 역사적 중심부에서 펼쳐진 이번 공연은 한국 소프트파워의 핵심 동력인 BTS의 웅장한 귀환'이라며 별도 섹션을 마련해 거의 분단위로 행사 속보를 전했고, BBC는 '이는 단순한 컴백 이상으로, 한국을 세계 음악 무대의 중심에 세우는 문화적 힘의 귀환'이라고 보도하는 등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공연 후에 관련 소셜 언급량이 26억2천만 건에 달해 넷플릭스 라이브 언급량 세계 신기록을 세웠고, 심지어 경복궁, 숭례문, 성덕대왕신종, 세종대왕, 국악 등의 영문 언급량까지 대폭 증가했다. 플릭스 패트롤의 93개국 OTT 일간 순위 집계에서 공연 다음 날, 방탄소년단 공연 영상의 넷플릭스 영화 부문 가장 낮은 순위가 뉴질랜드의 3위였다. 77개국에서 1위, 14개국에선 2위에 올랐다. 그야말로 전 세계적 핫이슈였다는 이야기다. 지구촌 곳곳의 '아미'들 사이에서 아리랑이 울려 퍼지기도 했다.


이 정도로 한국을 널리 알린 가수는 없었다. 그러니 뉴욕타임스가 방탄소년단을 '한국 소프트파워의 핵심 동력'이라고 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전략적 자산'이라고 했다. 이러한 방탄소년단의 복귀 행사가 놀랍게도, 국내에선 논란으로 얼룩졌다. 광화문 광장이라는 공적인 공간을 왜 특정 회사의 특정 가수에게 쓰게 하는 특혜를 주면서 시민 불편을 초래하느냐는 비난이 거세게 일어났다.


하지만 이 행사는 특정 가수가 아닌 국익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 방탄소년단이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세계적인 행사를 진행하면 결국 이익을 얻는 건 우리나라다. 그러니 이 행사는 우리 정부가 나서서 유치라도 해야 할 국익을 위한 이벤트였다.


너무나 당연한 이 논리가 요즘 누리꾼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국익이라는 가치를 내세우는 걸 부당하고, 촌스럽고, 구태의연한 '국뽕'이라고 여긴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의 활동을 특정 가수의 영리활동이라는 관점으로만 보는 것이다. 그런 반발로 방탄소년단이 국내 활동을 줄이게 되면 손해 보는 건 한국이다. 한국의 손해는 국가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손해로 이어진다. 국익은 개인과 별개로 존재하는 타자의 이익이 아니다. 국익이 증진되면 우리 공동체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타자가 아닌 바로 나의 이해관계인 것이다. 과거에 위정자들이 국익을 내세워 국민을 억압했던 것이 국익에 대한 반발을 초래했지만 이젠 그런 시대가 아니다. 국익 가치에 대한 재정립이 요청된다. 그리고 방탄소년단 등의 한류 활동도 국익의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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