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개혁진보 5당 원내대표가 2일 국회 본청 앞 정치개혁 천막 농성장에서 정치개혁 완수와 헌정 질서 회복을 위한 6ㆍ3 지방선거 공동선언을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신지혜 최고위원. 연합뉴스
여당을 포함한 범진보계열 5당이 기초의회 중대선거구 확대와 광역의회 중대선거구 도입을 골자로 합의하면서 대구·경북(TK) 정치권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거제 개혁 및 선거구 논의에 대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다 극적 합의에 이른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아직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않았고 중대선거구 지역 확대에는 해당 지역 국회의원의 동의도 필수적인 만큼 아직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는 평가다.
◆ 선거제 개편 시동 나선 범여권…TK 직접 영향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5당 원내대표단은 2일 '정치개혁 완수와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6·3 지방선거 민주개혁진보 5당 원내대표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선언문에 따르면 5당은 ▲기초의회 중대선거구를 2022년 지방선거 대비 확대 ▲광역의회에도 중대선거구제를 도입 ▲광역의원 비례대표 비율을 현행 지역구 대비 10%에서 상향키로 했다. 5당은 3일부터 실무협의체를 가동해 10일 이전 관련 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세웠다.
이들이 목표로 하는 선거제 개혁이 실현될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 중 하나가 바로 TK다. 특정 정당의 일당 독점 구조가 가장 극심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TK 지방의회는 선거 때마다 '결과가 정해진 선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실제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TK의 무투표 당선자는 75명에 달했다.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기초단체장 역시 대구 중구·달서구, 경북 예천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무투표 당선되기도 했다.
이는 현행 소선거구(1선거구 1인 선출) 중심의 지방선거제도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승자 독식의 선거가 이뤄지다 보니 제대로 된 경쟁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이는 보수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2018년 서울시의회 선거에서 민주당은 50.9% 득표율로 92.7%의 의석을 싹쓸이했다. 득표와 의석 사이의 괴리가 상당수 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범진보5당 선거제 개혁 합의 관련 인포그래픽 <그래픽=생성형 AI>
◆ 대구·경북 광역도 중대선거구제 도입될까
중대선거구제는 이미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실험'의 형태로 시범 시행된 바 있다. 당시 전국 11개 국회의원 선거구에서 기초의원 선거에 한해 한 선거구에서 3~5인을 선출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대구에서는 수성구 지역이 포함됐다. 시범 시행 지역에서는 '수성구마' 선거구에서는 국민의힘 4명·민주당 1명, '수성구바'에서는 국민의힘 3명·민주당 1명이 당선돼 보수 독점 지역인 대구에서도 야당 후보가 기초의회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이번 5당 공동선언이 입법화될 경우 TK 지방의회에는 무투표 당선의 감소 및 일당 독점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초의 경우 현행 '2인 선거구' 체제에서는 TK처럼 한 정당이 독점하면서 상대 정당이 아예 후보를 내지 않아 무투표 당선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중대선거구 도입으로 한 선거구에서 3~5인으로 확대되면 소수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도 당선 가능성이 높아져 '무투표 선거'는 사라질 전망이다.
특히 소선거구제로 운영되는 광역의회에서 대구 시범 실시 가능성이 주목된다. 대구시의회의 경우 지역구 의원 30명 중 압도적 다수가 국민의힘 소속이다. 중대선거구제가 광역의회에 도입되면 한 선거구에서 3~5명이 당선되므로, 30~40%대 득표율을 기록하는 제2·제3 정당 후보도 의석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비례대표 비율 상향도 TK 의회 구성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현행 광역의원 비례대표 비율은 지역구 대비 10% 정도인데 이를 확대할 경우 일당 독주가 줄어들 전망이다.
◆ 국힘·민주 당내 설득이 최우선 과제
임미애 의원이 지난 2월 국회에서 중대선거구제 도입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영남일보DB
다만 문제는 국민의힘이 이번 논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여야 합의 도출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민주당 내부에서도 광역의회 중대선거구제 전면 도입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선언문에 구체적인 지역이나 수치가 담기지 않은 것도 당내 이견이 완전히 좁혀지지 않았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개특위 위원인 더불어민주당 임미애(비례대표) 의원은 영남일보와 통화에서 "합의안 도출은 우리 당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매우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특히 평소 정치개혁을 강조한 임 의원은 광역의회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대해 "전국적인 전면 도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통합하는 광역단체만이라도 도입하자는 것이 평소 주장이었다"며 "(전남·광주의 경우)민주당이 결단만 내리면 시행할 수 있는 문제이므로 지금이야말로 민주당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대구·경북 기초의회 중대선거구 확대와 관련해 경북 지역의 추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는 "결국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의지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대구 일부 지역에서 선거구 확대가 가능했던 것은 당시 무소속 의원 지역구라는 특수성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경북 지역 등 기초의회 중대선거구 확대를 위해서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동참과 결단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국민의힘의 동참을 촉구했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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