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TK 풀뿌리 정치 바꿀 ‘선거구제’ 논의, 늦어도 너무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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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07 07:38  |  발행일 2026-04-07

여당을 포함한 5당이 국민의힘만 쏙 빼고 선거제 개혁에 전격 합의한 건 다소 느닷없다. 선거구제 개혁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다만 형식과 시점이 틀렸다. 공감하기도 어렵다. 지방선거가 코앞인데 늦어도 너무 늦었다. 제1야당을 쏙 뺀 논의가 또 무리한 입법으로 이어지지 않을지도 걱정이다.


5당 합의안의 골자는 △기초의회 중대선거구 확대 △광역의회 선거 중대선거구 도입 △광역의원 비례비율 상향 추진 등이다. 지방선거를 두 달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게임의 룰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것이다. 후보들이 선거구를 정해놓고 뛴 지 오래고, 여야 공천도 거의 마무리 단계다. 선수들이 링 위에 올라 시작 종이 울리기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룰을 바꾸겠다니 정상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결선투표제 및 통합특별시의회 중대선거구제 도입, 연동형 비례 도입, 원내교섭단체 완화 같은 주요 쟁점은 논의에서 제외됐다. 시간에 쫓긴 부실 합의의 결과다.


물론 개혁안이 꼭 필요한 곳은 대구경북이다. 직전 지방선거에서 TK의 무투표 당선자가 무려 75명에 달했다. 국민의힘이 독점하는 구조는 의회의 무능, 집행부 견제 부실과 직결됐다. 무투표 당선인의 절반 가까이가 전과자였다. 자질 검증이 도마에 올랐다. 5당 합의가 입법화할 경우 무투표 당선이나 일당 독점 구조는 개선될 수 있다.


특정 지역 일당독식 현상은 왜곡된 선거제도 탓이 크다. 혹시라도 국민의힘이 논의에 동참하게 되면 일당 독점 폐해가 큰 영남과 호남 지역만이라도 우선 시행하는 절충안을 검토할 만하다. 기득권이 팽배한 영호남의 풀뿌리 민주주의부터 개혁하는 게 순서다. TK의 정치적 다양성을 확보하려면 지방의회 문턱부터 낮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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