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임성무의 ‘행복한 교육’…아이·학부모 행복하려면 교사 살려야

  • 임성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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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15 14:31  |  발행일 2026-04-15
아이·학부모 행복하려면 교사 살려야
임성무 녹색교육연구소 소장

임성무 녹색교육연구소 소장

우리의 생존과 미래를 위해 넘어가야 할 거대한 산은 기후 위기와 AI 격변이다. 이 두 과제를 완벽하게 해결해 낼 지혜나 해결한 국가는 없다. 이 어마어마한 과제는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먼저 뭘 어떻게 한다고 극복할 수도 없다. 온 인류의 지혜와 공동의 노력을 모아야 할 인류의 공통 과제이다. 누구도 이게 정답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예측한다고 예측대로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미래를 예측하고 가야 할 교육은 더더욱 중요하고, 교육의 본질을 잘 알고, 정책이 어떻게 학교 현장에서 구현되고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을 돕도록 작동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기후위기와 AI 격변을 넘기도 전에 케케묵은 교육 모순과 교육 주체들 사이의 관계 갈등, 법과 제도와 정책의 미흡함이 협력과 미래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 힘차게 출발을 해야 하지만 교육 주체들은 벌써 지쳐버린 상태이다.


그래도 가야 할 일이다. 어디서부터, 어떤 힘으로 시작할까? 지금 당장 우리 교육이 미래로 가려면, 곡식을 갈무리하듯 풍구에 넣어 껍질과 찌꺼기를 날려버리고, 채로 흔들어 걸러내고, 그러고도 남은 모래를 가려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전국조직인 교육대개혁국민운동본부가 AI시대 교육 대전환으로 가려면, 가장 큰 걸림돌인 수능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능을 자격고사로, 학교평가를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학교교육공동체를 회복하는 특단의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도 교육대개혁국민운동본부 운영위원으로서 이 방향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씨앗이라도 자갈밭이나 가시덤불 속에 뿌려서는 안 된다. 먼저 할 일은 씨를 뿌릴 논밭을 옥토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 우리 주변엔 악덕들이 많지만 좋은 부모, 좋은 교사 좋은 아이들이 훨씬 많다. 학교는 교육의 목적을 담아낸 교육과정을 구체적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국가와 학부모로부터 위임받은 교사와 교사,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이 서로 만나서 성장하고 발달하는 곳이고, 교육을 돕는 수많은 행정지원 활동이 그림자처럼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학교 교육과정은 화석이나 공장 시스템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것이어야 한다. 교육과정이 잘 운영되려면 모든 구성원이 학교 교육공동체를 만들어서 함께 공통의 목적을 위해 협력해나가야 한다. 교직원, 학생, 학부모에 더해 지역사회의 총역량이 학교를 도와야 한다. 그래서 학교는 마을공동체의 집합 센터여야 한다. 학교가 지역사회와 독립적으로 존재해서는 안 된다.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하려면 교육감, 교육장, 각 기관장의 인식과 철학, 민주적 리더십이 중요하다. 더 중요한 리더십은 교육의 방향을 잡고 기획하고 이끌어 나가는 연출자로서의 학교장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래야 학교에서부터 교육의 희망이 생겨난다. 하지만 더욱더 중요한 힘은 교사들에게서 나와야 한다. 교사들의 자발적인 열정이 없이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된다. 지금 교사들은 마음이 무너지고 몸이 웅크려진 상태이다. 교사들을 살려야 한다는 말은 교사들만 살리자는 말이 아니다. 교사들을 살려야 학생도 학부모도 행복한 교육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이 선생님 자랑, 학교 자랑하게 하려면 다른 수가 없다. 결국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들과 지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는 다를 수가 없다. 어디 있으면 누가 말해보시라.


교사를 살리는 일을 모든 교육 정책의 중심에 두고 모든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어디 남 보기 좋은 정책 몇 가지를 멋지게 꾸며서 보여준다고 우리 교육이, 모든 학교가 살아나고 아이들이 꽃과 같이 별과 같이 빛나게 되지 않는다. 나는 40년 현장교사로 수많은 글을 쓰면서 주장하고 실천으로 보여주려고 애를 썼지만 아쉬움만 가득했다. 아쉬워만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대한민국 시민 누구나 교육전문가들이라고 한다. 이제 전문가답게 우리 교육이 처한 오랜 모순과 지금 눈앞에 닥친 예측할 수 없는 기후위기와 AI 격변에 대해 지혜와 힘을 모아 새 길을 만들어 나갈 때이다. 그동안 10년, 152번에 걸친 칼럼 행복한 교육을 오늘로 마감한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독자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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