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진의 문학 향기] 봄을 찾아 떠나보자

  • 정만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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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15 10:53  |  수정 2026-04-15 10:53  |  발행일 2026-04-17
정만진 소설가

정만진 소설가

4월이면 김동환 시·김동진 곡 '봄이 오면'이 저절로 떠오른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 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 가주' 거의 100년 전에 창작된 노래인데도 흥얼거리노라면 공연히 사람 마음이 설렌다.


범오 작사·김준영 작곡 '처녀 총각'은 '봄이 오면'보다 3년 뒤인 1934년에 태어났다. '봄이 왔네 봄이 와 숫처녀의 가슴에도/ 나물 캐러 간다고 아장아장 들로 가네/ 산들산들 부는 바람 아리랑타령이 절로 난다 흥'


'봄이 왔다'라는 일본 동요도 있다. '봄이 왔다 봄이 왔다 어디에 왔니/ 산에 왔네 마을에 왔네 들에도 왔네/ 꽃이 피네 꽃이 피네 어디에 피니/ 산에 피네 마을에 피네 들에도 피네'


2019년 4월17일 세상을 떠난 일본 소설가 코이케 카즈오(小池一夫)도 '봄이 왔다'를 남겼다. 극화로도 널리 알려진 '봄이 왔다'의 주인공은 61세 타로베에(太郞兵衛)와 57세 지로베에(次郞兵衛)이다. 이름에 병위(兵衛)가 붙은 것은 그들이 각각 퇴직 경찰관과 은퇴 경호원이기 때문이다.


타로베에는 결혼도 미룬 채 41년 동안 에도(지금의 도쿄) 치안에 헌신해온 인물이다. 어느 날 살인자들을 추적했는데, 쇼군(將軍) 일행이었다. 타로베에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못하는 자신의 삶에 깊은 회의를 느낀다.


지로베에는 쇼군의 애첩 경호에 평생을 바쳤다. 애첩은 병사하면서 자유롭게 떠나 훨훨 새처럼 살아보라고 유언한다. 지로베에와 타로베에는 진정한 봄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도연명은 41세에 관직을 그만둔다. 하루는 독우를 맞으려면 옷차림을 갖춰야 한다는 현청 관리들의 권유에 "먹고 살기 위해 상급 관청의 하급 감사반원에게 굽실거릴 수는 없다"면서 사표를 던지고 귀향했다. '귀거래사'는 그렇게 태어났다.


'나무는 무성하게 꽃 피어가고/ 샘은 졸졸 흐르기 시작하네/ 제 때를 만난 만물을 부러워하며/ 내 삶이 머지않아 다할 것을 느끼네'


로마 전성기 5현제 중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당신의 인생이 끝나 가는데 왜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느냐?"고 물었다. "몸보다 정신이 먼저 굴복하는 것은 치욕"이라고도 했다. 봄을 찾아 서둘러야 사람다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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