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장벽 뚫은 대구 W병원…‘사설 교육기관’ 공인으로 의료 한류 새 지평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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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09 17:46  |  발행일 2026-05-09
‘우회 연수’ 끝내고 ‘교육 주권’ 확보…대학병원급 인프라 공인
수술 실적 등 방대 자료 증빙…‘시스템 전수’형 의료 수출 열어
비대학병원 최초로 외국인 의사 연수 비자(D-4) 발급 기관으로 승인받은 대구 W병원의 전경.  영남일보 DB

비대학병원 최초로 외국인 의사 연수 비자(D-4) 발급 기관으로 승인받은 대구 W병원의 전경. 영남일보 DB

해외 의료진 사이에서 '수술 명가'로 입소문이 난 대구 W병원이 외국인 의사를 직접 초청해 장기 연수를 진행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확보했다. 그동안 전문병원의 글로벌 성장을 가로막던 행정적 족쇄를 풀고, 'K-의료 교육'의 독립을 선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W병원은 최근 법무부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로부터 사설 교육기관으로서 외국인 연수 비자(D-4) 발급 권한을 승인받은 것으로 파악 됐다. 이번 결정은 법무부 출입국 대행기관인 <주>글로벌인 행정사무소(인길연 대표)를 통해 최종 확답을 마친 상태로, 국내 전문병원 중에서는 W병원이 최초로 이 높은 문턱을 넘어섰다.


기존 출입국관리법상 D-4 비자는 국·공립 연구기관이나 대학 부설 연구소 등 법적으로 '교육 기능'이 보장된 기관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돼 왔다. 이 때문에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전문병원이라도 법적으로는 '의료기관'으로만 분류돼 외국인 의사를 초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행정적 한계로 인해 W병원의 술기를 배우러 온 해외 의사들은 명목상 인근 대학병원 소속으로 등록한 뒤 W병원으로 '파견'을 오는 기형적인 방식을 취하거나, 단기 방문 비자(C-3)로 입국해 수술을 겉핥기식으로 참관하는 수준에 머물러야 했다.


이번 승인의 결정적 요인은 W병원이 축적해온 압도적인 임상 데이터였다. W병원은 승인 과정에서 그동안 거둔 방대한 수술 성과와 고난도 치료 사례, 체계적인 의료진 수련 시스템 등 관련 자료를 광범위하게 제출했다.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이를 면밀히 검토한 끝에 W병원을 단순한 치료 공간을 넘어 '공신력 있는 교육 시설'로 공식 인정했다.


우상현 W병원장.

우상현 W병원장.

인길연 대표는 "W병원은 이미 글로벌 수준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었으나 비자 발급 주체가 될 수 없어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상황"이라며 "이번 승인은 '연수 비자는 대학병원만 가능하다'는 공식을 깨고 전문병원이 독자적으로 해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 주권'을 확보한 쾌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권한 획득으로 W병원은 외국인 의사에게 직접 '표준입학허가서'를 발행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지의 엘리트 의사들은 더 이상 우회 경로를 찾지 않고 W병원의 정식 연수생 신분으로 최대 1년간 체류하며 선진 의술을 전수받을 수 있다.


우상현 W병원장은 "이제는 대학병원을 거치지 않고 우리 병원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해외 의료진을 초청할 수 있게 됐다"며 "연수를 마친 의사들이 고국에서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알리는 '메디컬 앰배서더' 역할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의료 한류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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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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