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벌수록 적자 지방 국립대병원, 파격적 지원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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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10 22:45  |  발행일 2026-05-11

국립대병원마저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지난 한 해 큰 폭의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반면, 서울대병원은 매출 성장과 함께 300억 원대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이는 지방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지방 거점 국립대병원에 대한 정부의 전략적 투자가 왜 서둘러 진행돼야 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경북대병원은 지난해 매출 8천2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7.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11개 국립대병원 매출 평균 신장률(14.1%)을 크게 웃도는 성적이다. 특히 입원 수익이 23%나 증가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의료 공백 위기 속에서도 수술과 처치가 시급한 중증·응급 환자 중심으로 운영 체질을 개선한 결과다. 이는 지방 거점 국립대 병원이 고난도 질환 중심의 상급종합병원으로 재편되는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하지만 내실은 취약하기 짝이 없다. 매출 급증에도 순손실 규모는 929억 원으로 전국 11개 국립대 병원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화내빈(外華內貧)'의 전형이다.


이러한 적자는 경북대병원의 경영상 문제라기보다, '벌면 벌수록 손해'를 보는 지방 거점 국립대병원의 구조적 한계가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경고음이다. 서울대병원이 수익성을 회복하는 동안 지방 국립대병원은 고정비 급증과 필수의료 인력 수급을 위한 비용 부담에 발목이 잡혀 있다. 경북대병원장의 처우는 전국 최하위권이지만, 신입 인력 급여는 서울대병원에 이어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점은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지방 국립대병원이 짊어진 고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수도권으로의 환자 유출을 막기 위한 시설 투자가 오히려 부채와 이자 부담을 가중하는 악순환마저 반복되는 실정이다.


정부는 최근 국립대병원 소관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며 지역 필수 의료 거점 육성이라는 거창한 청사진을 내놨으나, 지방 의료현장의 시선은 싸늘하다. 거론되는 1천800억 원의 예산은 고사 위기의 지방 의료를 살리기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연간 5천억 원에서 조(兆) 단위의 과감한 재정 투입과 전담 조직 신설 등 획기적인 대책이 없다면, 이번 정책 역시 미봉책에 그칠 공산이 크다. 정부는 지방 국립대병원이 자생력을 잃기 전, 수도권 '빅5 병원' 수준의 인프라 확충과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파격적인 '지방 맞춤형 집중 투자'에 나서야 한다. 이것만이 고사 위기의 지방 의료를 살릴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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