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군구 재정점검 시리즈] 대구 달서구 외형은 ‘예산 1조 시대’, 속을 들여다 보니…

  • 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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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11 23:22  |  수정 2026-05-13 17:13  |  발행일 2026-05-11
달서구 사상 첫 세입 15억 원 미달
순세계잉여금 5년 새 72% 급감
결산검사위, 재정운용 전환 필요 제안
달서구, 복지확대와 대형 사업 지출 영향 해명
대구 달서구 결산검사 의견서에 올해 달서구의 초과세입금이 -15억 원으로 집계되는 등 재정운영 기조 전환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목 기자

대구 달서구 결산검사 의견서에 올해 달서구의 초과세입금이 -15억 원으로 집계되는 등 재정운영 기조 전환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목 기자

대구 달서구가 지난해 '예산 1조 원 시대'라는 외형 성장에도 불구, 사상 처음으로 세입결산액이 예산액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적인 가용재원인 순세계잉여금도 최근 5년 새 70% 넘게 감소하면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남일보는 '2025회계연도 달서구 결산검사 의견서'를 입수했다. 결산검사위원 이영빈·권숙자 등 2명의 구의원과 공인회계사·세무사 각각 3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다. 검사 기간은 지난 3월 23일부터 4월 10일까지 이뤄졌다. 검사 결과는 집행부에 통보됐으며 조만간 구의회로 전달될 예정이다.


의견서에 따르면 달서구의 올해 초과세입금은 -15억 원으로 집계됐다. 예산으로 편성한 것보다 실제 걷힌 세입이 15억 원 적었다는 의미다. 세입결산액이 예산액에 미달한 것은 달서구 역사상 처음이다.


달서구 초과세입금은 2023년 134억 원, 2024년 76억 원으로 감소한 뒤 올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결산검사위원들은 세입 기반 약화와 재정운용 여력 축소를 우려하며 보다 보수적인 재정운용 기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정 여력을 보여주는 순세계잉여금도 급감했다. 순세계잉여금은 한 해 살림을 마친 뒤 실제로 남은 가용재원이다. 다음 연도 예산 편성의 핵심 재원으로 꼽힌다. 순세계잉여금이 감소하면 신규 사업 추진이나 예상치 못한 재정 수요에 대응할 여력도 함께 줄어든다. 달서구 순세계잉여금은 2021년 525억 원→2025년 147억 원으로 5년 사이 378억 원(72%) 감소했다.


이월재원 역시 빠르게 줄고 있다. 일반회계 이월액은 2022년 827억 원→2025년 388억 원으로 줄었다. 특별회계 이월액은 2023년 116억 원에서 올해 1억 원 수준까지 축소됐다.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도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재정자립도는 2022년 17.79%→2024년 17.08%로, 재정자주도는 같은 기간 30.87%→28.08%로 떨어졌다. 자체 재원보다 중앙·광역 이전재원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대구 달서구 결산검사위원들이 결산 검사 의견서를 작성하며 달서구 재정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현목 기자

대구 달서구 결산검사위원들이 결산 검사 의견서를 작성하며 달서구 재정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현목 기자

세입 감소에도 지출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반회계 세출 집행률은 95.4%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았다. 다만 민생회복소비쿠폰 사업 집행액 1천510억 원이 포함된 수치로 단순 비교엔 한계가 있다.


의견서엔 세입 감소 국면에서도 지출 구조 조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담겼다. 세입 여건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경직된 재정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셈이다.


사회복지 분야 의무지출 증가도 재정 압박 요인으로 꼽혔다. 달서구 사회복지 분야 구비 부담액은 2023년 681억 원, 2024년 695억 원, 2025년 800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증가 폭만 105억 원(15.2%)에 달했다.


대구 달서구 2025년 재정 상황. <인포그래픽=생성형 AI>

대구 달서구 2025년 재정 상황. <인포그래픽=생성형 AI>

재정 여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일부 시설 사업 활용도 도마에 올랐다.


의견서엔 대표적으로 달서구가 9억8천여만 원을 들여 조성한 달서 하이로프 클라이밍장을 꼽았다. 2025년 3월 개장 이후 이용객 저조로 같은해 5월 운영이 중단됐다가 10월 재개장했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첫 개장 기간 중 하루 이용객이 100명을 넘은 날은 단 4일에 그쳤다. 재개장 이후에도 평일 이용객이 10명 내외에 머물렀고 이용객이 한 명도 없는 날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결산검사위원들은 "사업 추진 전 충분한 수요조사와 주민 의견수렴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시설 활용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달서문화재단 출연금 집행 과정도 지적사항이다. 문화관광과는 의회 승인을 받을 당시 달서문화재단에 기본재산 3억 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 집행 과정에선 보통재산으로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산검사위원들은 "의회 승인 목적과 실제 집행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출연금은 의회 승인 취지에 맞게 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의계약 운영 방식과 민간보조금 관리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결산검사위원들은 유사 업무를 동일 주소지 업체와 반복 계약한 사례가 있었다며 동일 사업자 여부 확인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장기간 '미흡' 평가를 받은 민간보조사업에 대해 일몰제 도입 필요성도 언급됐다.


이영빈 대표검사위원(달서구의회 의원)은 "지방세 세입이 계속 줄고 있어 현재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진하던 사업이 멈췄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계획이 부실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입 감소와 대규모 사업 확대가 맞물리면서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북대 하혜수 교수(행정학부)는 달서구 재정 상황과 관련해 실제 재정 운용 내실이 튼튼하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유동자산이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한 점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 감소 폭이 큰 것은 재정 운용 측면에서 보다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지방세·세외수입 미수납 역시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세입 기반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보다 안정적인 재정 운용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달서구 회계과는 "대규모 사업 추진으로 지출이 늘어난 데다 복지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상 사회복지 비용 부담도 큰 편"이라며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에 따른 구비 부담도 재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또 "이 같은 상황은 달서구뿐 아니라 다른 지자체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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