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활력타운 조감도. <영주시 제공>
청년이 떠난 자리에 다시 청년을 불러들이는 일은 지방도시의 생존 문제다. 경북 영주시가 '지역활력타운' 조성에 나선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현금성 지원이나 단발성 청년정책만으로는 도시 활력을 되살리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영주시는 주거와 문화, 복지, 생활 인프라를 한곳에 묶은 복합 생활거점을 구도심에 조성해 '청년이 머무는 도시'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영주시가 추진하는 지역활력타운은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등 8개 중앙부처가 함께 추진하는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본궤도에 올랐다. 총사업비는 695억원 규모다. 전국 공모를 통해 뽑힌 지방소멸 대응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로,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정주 여건 전반을 바꾸는 정책 실험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집만 지어놓는 방식이 아니라, 청년들이 지역에 남아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설계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대상지는 하망동 일원 약 4만3천㎡ 부지다. 이곳에는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연립형 타운하우스 70세대가 들어서고, 복합커뮤니티센터와 실내 스포츠시설, 열린공원 등이 함께 조성된다. 생활과 여가, 돌봄과 공동체 기능이 이어지는 '살아갈 수 있는 동네'를 만들겠다는 것. 지방도시에서 청년이 떠나는 이유가 일자리 부족만이 아니라 주거와 문화, 편의시설의 취약함에도 있다는 현실을 겨냥한 접근이다. 일자리가 생겨도 살 집이 불편하고 문화적 기반이 약하면 청년들은 머무르지 않는다.
지역활력타운 전경. <영주시 제공>
영주가 이 사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산업단지와 맞물린 변화 때문이다. 영주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SK스페셜티의 대규모 투자로 2027년까지 약 3700명의 직접 고용이 예상되지만, 정작 이들이 지역에 눌러앉을 생활 기반이 약하면 고용 효과는 도시의 인구 회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기업 유치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청년 근로자가 "이곳에서 살 만하다"고 느낄 도시 구조를 함께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구도심에 조성된다는 점은 의미가 더 크다. 새 주거단지를 외곽에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도심 안에 생활거점을 심어 인근 주민의 생활 편의까지 함께 높이는 구조다. 이는 청년 유입과 구도심 회복을 동시에 노리는 전략이기도 하다. 쇠퇴해가던 도심에 젊은 인구와 생활 수요를 다시 끌어들이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영주시는 이미 구역 지정과 건축기획 용역에 착수했고, 지역발전 투자협약 체결과 지역개발계획 고시도 마쳤다. 2027년 착공, 2029년 준공이 목표다.
지방소멸 대응의 관건은 "사람을 어떻게 오게 할 것인가" 못지않게 "어떻게 머물게 할 것인가"에 있다. 영주의 지역활력타운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을 내놓고 있다. 엄태현 영주시장 권한대행은 "청년이 지역에 머물고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사업"이라며 "정주 여건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새로운 생활 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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