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시민기자 세상보기] 가출한 지갑의 무사 귀환 ‘K-시민의식의 힘’

  • 이경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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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26 20:42  |  발행일 2026-05-26
이경화 시민기자

이경화 시민기자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물건을 잃어버리는 경험을 한다. 그런데 평생 한두 번도 어려운 가방과 지갑 분실을 여러 차례 반복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필자의 딸이다. 처음에는 놀라고 속상했지만, 이제는 "또?"라는 말이 먼저 나올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그렇게 잃어버린 물건들은 결국 모두 다시 돌아왔다.


며칠 전 딸은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포항에 갔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엄마, 지갑이 없어졌어!" 순간 당황했지만 이미 여러 번 비슷한 일을 겪었던 터라 필자는 차분히 말했다. "우선 기차역에 전화해 봐."


생각해 보면 예전에도 버스에 가방을 두고 내린 적이 있었고, 지하철에 지갑을 놓고 내려 분실물센터를 찾아간 일도 있었다. 참으로 많은 '가방과 지갑의 가출 사건'이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누군가가 발견해 기사님이나 역무원, 경찰서에 맡겨 주었고 결국 물건은 다시 주인의 품으로 돌아왔다.


외국인들은 종종 한국의 치안과 시민의식을 높이 평가하지만, 정작 우리는 그 특별함을 잘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필자 역시 해외여행을 하며 그 차이를 실감한 적이 있다. 유럽 여행 중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테이블 위에 두었던 휴대전화가 사라진 일이 있었다. 그때 여행 가이드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가방은 반드시 앞으로 메세요. 소지품을 두고 절대 자리를 비우면 안 됩니다."


해외에서는 기본적인 경계심이 생활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카페에 휴대전화나 노트북을 두고 잠시 자리를 비우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물론 어디에서나 범죄는 존재한다. 그러나 잃어버린 물건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높은 사회라는 점은 분명 감사한 일이다.


누군가의 지갑을 발견했을 때 그냥 지나치지 않고 경찰서나 분실물센터에 맡겨 주는 사람들, 주인의 마음을 헤아려 작은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시민들의 행동이 우리 사회를 더욱 따뜻하게 만든다.


이제 K-문화는 음악과 드라마를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진정 자랑할 만한 것은 남의 물건도 소중히 여기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자연스럽게 돕는 마음인지도 모른다. 필자는 딸의 반복된 '지갑 가출 사건'을 통해 대한민국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다시 한번 느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세계에 자랑할 대한민국이 가진 또 하나의 자랑스러운 문화이며, "이제는 'K-시민의식'이라 불러도 좋지 않을까?"


이경화 시민기자 leekyunghwa101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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