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변동성의 시대, 돈의 무게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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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02 18:33  |  수정 2026-08-04 10:05  |  발행일 2026-08-03
정지윤기자〈경제팀〉

정지윤기자〈경제팀〉

"요즘 주식 때문에 미칠 거 같다. 앞으로 어떻게 될 거 같아?"


최근 지인들을 만나면 자주 듣는 말이다. 금융 담당인 기자에게도 명쾌한 답변은 없다.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예측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너무 분위기에 휘둘리지 말고 버텨보라"고 답변한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지금이라도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니냐" "코스피 1만 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갔다. 시장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갔고 기자 역시 계좌를 확인하는 게 즐거운 일이었다.


그러나 최근 시장은 급격히 흔들렸다. 코스피는 단기간에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졌다. 그러던 시장은 지난달 31일 하루 만에 17% 넘게 오르며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20% 넘게 급등했다. 하락과 급등이 반복되는 널뛰기 장세 속에서 투자자들은 희망과 절망을 오가고 있다.


올해 코스피는 5000선을 돌파한 뒤 불과 몇 달 만에 9000선까지 치솟았다. 코스피 상승의 요인은 '반도체'였다. 주된 이유가 명확했지만 그래도 과거와 비교해서는 너무 빠르다는 생각을 했다. 과거 코스피가 앞자리를 하나 바꾸는 데는 수년,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불과 몇 달 만에 연이어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갔다. 시장의 기대가 기업의 가치보다 앞서 달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됐다.


이러한 시장을 보며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투자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보다 하루 수익률에 환호한다. 또 기업의 가치보다 시세창 숫자에 일희일비한다. 하루 만에 수백만 원을 벌고 잃는 이야기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러나 주식은 도박이 아니다.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100만 원을 벌기 위해서는 수십 시간의 노동이 필요하다. 그만큼 돈에는 시간과 노력, 삶의 무게가 담겨 있다.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그 돈이 하루 만에 생기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물론 노동과 투자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너무 빠른 수익에 익숙해질수록 돈의 무게를 잊게 되고 투자는 투기에 가까워질 수 있다.


'주식의 신'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좋은 주식을 산 뒤에 수면제를 먹어라 그리고 10년 뒤 깨어라 그러면 부자가 되어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매일 시세에 흔들리지 말고 기업의 가치를 믿으라는 의미일 것이다. 앞으로 코스피가 어디까지 오를지, 어디까지 떨어질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돈의 무게를 잊지 않는 투자자라면 시장의 변동성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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