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입주난이 심상찮다. 7월 입주율은 50.6%로 전국 최저 수준이고, 8월 입주전망지수도 81.8로 크게 떨어졌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미입주 사유다. 기존주택 매각 지연이 37.0%로 가장 많지만, 잔금대출 미확보도 31.5%에 달했고, 한 달 새 5% 포인트나 늘었다. 집이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대출 창구까지 좁아지며 입주 자금의 숨통이 막힌 것이다. 가계대출 총량관리가 이런 상황을 가중시킨다. 시중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액이 올해 관리 목표치를 넘어서자 주택담보대출을 잇따라 조이고 있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신용 쏠림을 막기 위한 조치라지만, 이미 분양계약을 맺은 사람의 잔금대출까지 막는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대구는 미분양과 거래 부진, 기존주택 매각 지연이 큰 걱정거리다. 이런 시장에서 잔금대출마저 위축되면 기존주택 매각과 신축 입주가 덩달아 늦어져 다시 거래 침체를 부를 수 있다. 대출 규제가 정상적 주거 이동까지 끊는다면 정책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 지방 주택시장의 현실을 외면한 획일적 집행은 피해야 한다. 대출 규제가 침체를 더 키우지 않도록 세심한 운용이 필요하다.
금융위원회도 12일 총량관리 과정에서 실수요자의 자금 애로가 생겼음을 인정하고, 이주비·잔금대출 보완대책을 이번 주 내놓기로 했다. 관건은 실수요자의 잔금대출이 현장에서 막히지 않게 하는 것이다. 가계부채 관리는 계속돼야 하지만 은행의 총량 소진 때문에 이미 계약한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투기성 대출은 걸러내되, 실수요자의 정상적 입주와 주거 이동은 보장해야 한다. 이번 보완대책에서는 언제 대출 창구가 닫힐지 모르는 불확실성부터 걷어내야 한다. 그래야 시장도 정부 정책을 신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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