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어르신들 인생이 한 권의 책으로…월배노인종합복지관, 시니어 자서전 과정 성료

  • 한영화 시민기자 ysbd418@daum.net
  • |
  • 입력 2026-08-26 13:57  |  발행일 2026-08-26
‘웰다잉’ 교육과 연계한 생애 회고…작은 북콘서트로 결실
지난 14일 월배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시니어 자서전 작은 북콘서트에서 참여 어르신과 복지관 관계자, 리아카데미 강사진이 완성된 자서전 기록집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월배노인종합복지관 제공>

지난 14일 월배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시니어 자서전 작은 북콘서트에서 참여 어르신과 복지관 관계자, 리아카데미 강사진이 완성된 자서전 기록집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월배노인종합복지관 제공>

대구 달서구 월배노인종합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의 인생이 한 권의 책으로 다시 태어났다.


월배노인종합복지관은 지난 14일 시니어 자서전 과정 '내 인생, 한 권의 책이 되다'를 마무리하고 13명의 참여 어르신이 직접 쓴 자서전 기록집을 나누는 작은 북콘서트를 열었다. 참여자들은 무더웠던 7~8월, 모두 8회에 걸쳐 자신의 삶을 천천히 돌아봤다. 어린 시절과 고향, 부모와 가족, 학업과 일, 결혼과 자녀, 기뻤던 순간과 힘겨웠던 시간까지 기억 속에 흩어져 있던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 글로 옮겼다.


참여자들은 처음엔 "내가 무슨 자서전을 쓰겠느냐" "내 삶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없다"고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야기를 꺼내고 글로 적으면서 생각은 달라졌다. 평범하다고 여겼던 삶에도 가족을 위한 사랑과 희생, 기쁨과 눈물, 어려움을 이겨낸 용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번 과정은 단순히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하며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웰다잉' 교육의 연장선에서 마련됐다.


교육은 '기억의 발견' '이야기의 구성' '기록의 완성' 순으로 진행됐다. 리아카데미 정민희·이승언·서정애·김윤미 강사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흩어진 기억이 한 편의 글로 이어지도록 도왔다. 초고부터 완성 원고까지 함께 읽으며 문장과 흐름을 다듬되, 어르신의 말투와 감정은 최대한 살렸다.


참여자들의 의지도 남달랐다. 무더위와 몸이 좋지 않은 날에도 수업에 참석했다. '내 삶을 끝까지 기록해 보겠다'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자서전은 가족을 잇는 대화의 문이 되기도 했다. 한 참여자의 손주는 할머니가 자서전을 쓴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서전을 쓰는 할머니가 너무 멋있다"며 응원을 보냈다.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손주에게 새로운 자랑으로 다가온 것이다.


정민희 리아카데미 대표는 "시니어 자서전은 흩어져 있던 경험을 연결하고 그 안에서 삶의 의미를 다시 발견하는 과정"이라며 "책이라는 결과물보다 참여자들이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이 더 큰 성과"라고 말했다.


김은나 달서생활문화센터장 겸 월배노인종합복지관장은 "어르신들의 삶에는 개인과 가족의 역사뿐 아니라 지역과 시대의 변화도 담겨 있다"며 "그 경험과 지혜를 기록해 다음 세대와 나누는 일은 초고령사회에서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어르신들이 받아든 것은 단순한 책 한 권이 아니었다. 그것은 살아온 시간을 다시 바라보고, 자신의 삶 역시 충분히 기록할 가치가 있음을 발견한 인생의 증표였다. 누구에게나 인생은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다. 13명의 어르신은 이날 자신이 살아온 삶에 직접 제목을 붙이고, 오래 간직할 한 권의 책으로 남겼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