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대구도시철도 2호선 만촌역 지하통로 공사 현장 인근에서 땅꺼짐 신고 접수 후 시공사인 태왕이앤씨 측이 긴급 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대구 중견건설사 <주>태왕이앤씨가 결국 법정관리에 놓이게 됐다. 작년 하반기부터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던 태왕이앤씨는 자산 매각과 기업 M&A(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경영 정상화에 나섰지만 결국 지난 21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유동성이 확보되면 즉시 법정관리 신청을 취하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견건설사 태왕이앤씨의 유동성 악화는 지방 건설경기 침체로 각종 분양사업에서 대금 회수가 지연되고, 동시에 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금융(이자) 비용이 급증한 게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태왕은 그동안 경기 침체 상황을 감안,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관급공사 수주에 집중하면서 1천798억원 규모의 화성병점 복합타운 주상복합건설공사를 비롯해 제주도와 충북혁신클러스터 및 제천서부아파트 1공구, 평택고덕 등에서 공사를 수주해둔 상황이다.
문제는 시공 및 사업 주체로 적극 참여한 경남 사천 산업단지 사업에서 금융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태왕이앤씨는 경남 사천의 사천 IC복합산업단지와 경북 고령군 다산면의 고령월성산업단지 사업에 참여했으나 분양률 저조로 대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어왔고, 이들 사업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서 최근 금리 상승기와 맞물려 금융 비용이 수직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경북 포항에서 진행한 주택사업도 주택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아 미분양 물량이 남아 공사대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현재 부동산 PF 대출 금리는 연 10%에 이른 데다 PF 기간을 연장할 경우 금리가 더 높아지는 구조여서 보증 및 대출잔고의 이자 비용이 급증하면서 자금 경색으로 이어졌다는 게 대구지역 건설업계의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태왕의 임직원 퇴직금 등 임금 체불이 누적되면서 체불 규모도 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자금 경색이 회사 신용등급도를 끌어내리며 어려움이 더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태왕이앤씨의 장기신용등급을 'B+'에서 'B'로 한 단계 낮췄다. 미분양 누적과 매출채권 및 대여금 대손 발생 등 재무 여력이 악화된 점을 배경으로 꼽았다.
지난 3월에는 '태왕디아너스 주택건설사업' 일환으로 진행하던 '만촌역 지하연결통로 및 출입구 설치공사' 현장에서 천공기 전도(쓰러짐)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다만 지역에서는 종합건설사 규모에 비해 법정관리로 인한 하도급의 피해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한전문건설협회 대구시회를 통해 확인한 지난해 기준 태왕이앤씨 발주 공사를 수주한 대구 전문건설업 규모는 92건 644억원이다.
자금 경색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1년 전부터 지역 경제계에 알려지면서 하도급 등 협력업체 공사비 등 공사대금 일부는 주택사업 대물 등으로 꾸준히 해결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월 대구 수성구 대구도시철도 2호선 만촌역 지하연결통로 건설현장에서 관리감독자가 건설현장을 설명하고 있다. 이 사업은 태왕이앤시가 '태왕디아너스 주택건설사업' 일환으로 추진 중으로, 공사가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다. 영남일보 DB
익명을 요구한 대구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태왕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작년부터 계속됐기 때문에 하도급 등 협력업체 대금은 조금씩 해결하고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면서 "어떻게든 대구 중견건설사인 태왕이 재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방법을 업계에서 같이 찾아보고 있다. 수주잔고가 많은 만큼 기업회생절차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국 시공능력평가 67위인 태왕은 주택 및 토목사업을 활발히 해온 대구 중견건설사로, 주택사업 브랜드 '태왕아너스'를 갖고 있다. 경기 침체기 직전인 2021년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서 분양한 '만촌역 태왕디아너스'의 경우 평균 청약경쟁률 21.7:1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마쳤다.
2013년에는 국무총리 표창, 2018년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과 2021년 고용친화기업 선정, 지난해에는 산업포장 수상과 대구한의대 한방병원 시공사로 대구시 건축상을 수상하는 등 시공 품질과 안정적 경영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국시공능력평가도 올해 순위가 떨어지긴 했으나 전국 54위까지 오르며 50위권으로 도약하며 주거 및 비주거부문에서 일감 확보와 안정적 경영을 바탕으로 실적이 뒷받침됐다.
2022년에는 대구·경북 지역 최초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여자 골프단을 창단해 업계 주목을 받기도 했다.
윤정혜
경제 현장의 이야기를 쉽게 전합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상] 울릉도 최대 부속섬 죽도… 하늘에서 만난 푸른 비경](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608/news-m.v1.20260819.9d8fa288f98b4a408ebc92591994eca4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