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의료 현실을 보여주는 잇따른 지표가 최악의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경북도민이 다른 지역 의료기관에서 쓴 진료비는 연간 2조4천억원을 넘고, 진료비 순유출액도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번에는 더 심각한 통계가 나왔다. 2025년 경북의 연령표준화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320.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은 242.7명이다.
물론 높은 사망률을 의료체계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환자 역외유출이 심각하고 필수·응급의료 취약 문제가 반복돼온 지역에서 사망률마저 전국 최고라면 원인이 무엇인지 정부가 정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이 정도면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비상신호다. 사는 곳에 따라 제때 치료받을 가능성이 달라지고, 그것이 생존 격차로 이어진다면 이는 곧 지역의 정주 여건과도 직결된다. 정부가 귀농·귀촌과 청년 정착을 늘리고 지방소멸을 막겠다고 해도 아플 때 제대로 치료받을 수 없는 지역에는 사람이 정착하기는 어렵다. 의료는 일자리와 주거 못지않은 기본적인 정주 인프라다. 지역의 생존 기반도 갖추지 못한 채 균형발전을 말해서는 설득력이 없다.
마침 정부는 내년부터 지역 간 의료격차를 줄이기 위한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를 신설한다. 국민이 어느 지역에 살든 필요한 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경북을 비롯해 사망률과 치료가능사망률, 응급·중증의료 접근성이 취약한 지역부터 원인 분석과 함께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제도 마련에 그치지 않고, 지역에 따라 치료 기회와 생존 가능성이 달라지는 격차를 실제로 줄이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통계를 계기로 전국 의료취약지역에 대한 국가 차원의 종합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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