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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시 남구 봉덕동 ‘미숙이네 떡뽀끼’ 이성복 사장이 드럼 연주를 즐기며 유쾌하게 웃고 있다. |
“떡볶이 가게에 웬 드럼이냐고요?”
대구시 남구 봉덕동 한 여고 앞에 자리잡은 ‘미숙이네 떡뽀끼(떡볶이 아님)’. 학교 앞 여느 떡볶이 집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아담한 홀 안에 제법 넓은 공간을 차지한 파란색 드럼이 한눈에 들어온다. ‘떡볶이와 드럼’이라는 상상밖의 조합에 사람들은 신기해한다.
“드럼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건 처음”이라며 진짜인지 묻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러는 직접 쳐보기도 한다. 이따금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는 즉석공연도 이뤄진다.
자칭 떡볶이 마니아인 김은찬씨(20·남구 대명동)는 “친구들끼리 떡볶이를 먹으며 좋아하는 음악도 즐길 수 있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며 “록카페같이 다소 전문성을 띤 공간은 문턱이 높아 자주 찾기가 쉽지 않은데 여기는 독특하고 재미가 있어 부담없이 오게 된다”고 말했다.
‘미숙이네…’가 누구나 쉽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된 건 이성복 사장(43)의 남다른 마인드 덕분이다. 전직 호텔셰프였던 이씨는 뮤지컬 ‘만화방 미숙이’에서 극중 요리사로 등장한 미원의 모티브가 된 실제 인물이기도 하다. 나이 40줄을 넘어선 후 안정된 직장을 마다하고 떡볶이 가게를 차린 이씨는 뒤늦게야 찾은 자기 일을 즐겁게 하고 싶었다. 요리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맛있는 음식이 나오고 서비스도 좋아져 손님들이 만족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이씨가 선택한 건 바로 음악. 만능 재주꾼인 이씨는 가게 인테리어를 직접하며 드럼부터 홀 중앙에 들여다 놓았다. 이씨는 “늘 하고 싶었지만 사느라 바빠 뒤로 미뤘던 음악을 이제야 마음껏 하게 됐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처음에는 가게 일을 하다 틈나는 대로 혼자 연주를 했으나 언제부턴가 손님들과 함께 연주를 즐기게 됐다. 그러다보니 악기도 하나씩 늘어나 색소폰과 전자기타도 어느 틈엔가 드럼 옆에 한 공간을 차지했다.
이씨의 떡볶이 집 단골 가운데는 음악인들도 있어 그들이 가게를 찾을 땐 즉석연주를 청하기도 한다. 그 가운데는 여고시절부터 이곳을 참새 방앗간 드나들 듯한 음대생도 있다. ‘미숙이네…’의 색다른 콘셉트는 주로 10~20대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으나 최근엔 아줌마 등 나이든 고객도 자주 찾는다. 한번 이곳에 와본 아줌마가 친구를 데리고 오는가 하면 곗날 아줌마들의 입소문이 더해지면서 중·노년층 사이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다.
이성복 사장은 “생업으로 시작한 떡볶이 가게에서 많은 사람과 함께 좋아하는 음악까지 하게 돼 너무 행복하다”며 “남녀노소 누구 할 것 없이 음악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오픈된 공간으로 지속적인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글·사진=윤영미 시민기자 via57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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