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通·不動’ 대구시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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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0-02 08:05  |  수정 2013-10-02 11:36  |  발행일 2013-10-02 제1면
칸막이 행정 고질화
부서간 이기주의
외부인사 배척 만연
내부소통 꽉 막혀
현안사업 잇단 차질

대구시의 ‘칸막이 행정’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 내부 부서간 이기주의와 외부인사 배척풍조 만연에 따른 ‘소통부재’로 시급한 각종 현안사업이 줄줄이 지장을 받고 있어서다. 이는 외부 소통에도 장애를 줘 수도권 견제차원에서 협력의 고삐를 당겨야 하는 경북도와의 상생협력 전선에도 균열이 가게하는 요인으로 작용된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여도 현안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대구시의 답답한 행정은 스스로 족쇄를 차는 꼴이다.

대구시 안팎에선 실·국 간 내부소통이 꽉 막혀 있다는 볼멘소리가 자주 나온다. 이는 김범일 시장의 내부조직 장악력과는 또 다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달성공원 동물원 이전의 경우, 환경녹지국과 문화체육관광국 사이에 뚜렷한 시각차가 있다. 녹지국 관할업무인 동물원 이전이 지지부진하면서 문체국이 달성역사문화공원 조성과 관련해 지원받은 국비 중 85억원이 이월됐다. 이 중 7억원은 사업시한을 넘겨 불용처리됐다.

문체국은 동물원을 옮길 임시이전지라도 마련해야 달성토성복원사업이 첫삽을 뜰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녹지국은 이전을 요구하는 수성구와 달성군의 눈치를 보며 입지선정 작업을 무한정 미루고 있다. 언제 터질 줄 모르는 ‘시한폭탄’을 떠안고 있는 모양새다.

대구시는 침체된 대구공항 활성화를 위해 저가항공사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이 업무 또한 현재 교통국과 경제통상국에서 각개약진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자연히 정보공유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시는 지난해 3월 저가항공사 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도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의 통합전산실(수성구 지산동) 관리업무는 시청 내 각 실·국에서 서로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최근 2년 새 전산실 관리업무는 자치행정국(현 안전행정국), 신기술산업국(현 창조과학산업국), 기획조정실 등으로 계속 업무가 이관됐다. 방대한 양의 각종 데이터를 관리하는 전산실은 최근 각종 해킹사고가 나면서 업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대구시 각 부서는 자칫 사고발생 시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업무자체를 기피하고 있다. 대구시 전산실에는 총 117개의 서버가 설치돼 있지만 현재 인력구조로는 관리 자체가 힘들다.

김원구 대구시의원은 “전산실 업무가 사실상 방치돼 있다 보니 예산심의 때 어려움이 많다”며 “서버수를 4분의 1 규모로 줄여 전문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전산실 업무와 관련해 자문단을 구성하지 않으면 앞으로 예산심의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외부서 발탁 대구경제부시장엔 힘 안실려

경북과 협력도 삐걱…취수원·물포럼 먹구름

대구시의 향후 먹거리사업과 직결된 경제파트에선 ‘컨트롤타워’가 없어 중구난방식 행정이 남발되고 있다. 이 역할을 할 경제부시장이 별도로 있지만 외부인사여서 시청 내부에서는 배척하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실제 인사권도 행정부시장에 집중돼 있다 보니 경제부시장이 경제통상국, 창조산업과학국, 첨단의료산업국 직원의 통솔에 애를 먹고 있는 형국이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경제부시장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줘야 시장이 줄곧 외치는 기업유치 등 ‘빈 그릇 채우기’도 탄력받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매년 되풀이되는 대구시 산하 공사, 공단 임직원에 대한 대구시의 보은인사도 진중히 짚어 봐야 할 대목이다. 시 산하 기관마다 별도 임원추천위원회가 있지만 대구시의 추천인사가 많다 보니 유명무실하다. 대구시 퇴직인사들의 낙하산 인사 결과 산하 공사, 기관에 대한 통제력도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구시의 한 중견 간부는 “산하 기관 고위직에 모시던 상사가 낙하산으로 내려가 있어 관리 감독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되면 산하 기관이 아니라 또 다른 상전을 모시는 격”이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대구시의회 차원에서 이러한 문제를 불식시키기 위해 산하 공사, 공단의 대한 통합 인사조례를 검토하고 있지만 대구시의 비협조로 신통치 않다는 게 일부 시의원의 생각이다.

대구시의 불통 행정은 광역협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도권을 견제하면서 비수도권으로 통칭되는 ‘남부권’ 지자체 간 초광역적 협력체계구축이 절실하지만 대구시는 정작 인접한 경북도와의 협력사업에서도 큰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 취수원의 구미공단 상류쪽 이전은 5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대구시는 구미시의 눈치를 보면서 ‘잘 풀릴 것’이라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지난해 양 도시 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까지 거론됐지만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대구시는 적극성을 띠지 않고 있다. 그 여파는 양 지역 간 사회간접자본(SOC), 문화관광, 경제산업, 주민생활 등 4개분야 협력사업 전체로 전이되고 있다. 협력카드가 구상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무런 실무논의가 없다.

2015년 경북과 함께 개최하는 제7차 세계물포럼대회 준비과정의 면면을 봐도 대구시의 행보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해 9월 같은 기간 대구시는 ‘대한민국 물산업전’을, 경북은 ‘낙동강 국제물주간행사’를 가져 협력모드를 무색케 했다. 올해는 낙동강 물주간 행사가 먼저 열리고, 한 달 뒤 대구시가 물산업전을 여는 것으로 정리가 됐지만 면피용이라는 비난이 많다. 상생과 협력이란 명분과 실리를 제쳐놓은 채 자기 밥그릇 먼저 챙기겠다는 심산이다. 한때 양 행사를 격년제로 열자는 절충안도 제시됐지만 말뿐이었다. 일각에선 경북도에 비해 물포럼 홍보활동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대구시를 두고, 그냥 묻어가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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