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의 십장생 작품전…은행 개점기념 ‘이색 행사’

  • 글·사진=도성현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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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25   |  발행일 2018-07-25 제12면   |  수정 2019-01-16
김미영 작가의 20여 작품
대구銀 황금동지점서 전시
“황금열쇠 물고 있는 학
재물복 가져다주길 소망”
20180725
최근 대구은행 황금동지점에서 ‘소망하다’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연 김미영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양화가이면서도 동양의 정서와 관념을 주로 표현해 온 김미영 작가가 최근 대구은행 황금동지점에서 특별한 미술전을 열었다. 개점기념 행사로 열린 김 작가의 미술전은 대구은행 고객에게 색다르고 의미 있는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

손장민 대구은행 황금동지점장은 “영업점별로 매년 개점기념 행사를 갖는데, 보통 눈에 잘 띄도록 풍선장식이나 현수막을 걸고 경품이벤트를 진행한다. 하지만 우리 지점에는 문화적 소양이 높은 고객이 많은 점에 착안해 특별한 미술전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손 지점장은 지역은행의 행사인 만큼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작가를 물색하던 중 우상구 대구은행 PB실장으로부터 평소 알고 있던 김 작가를 추천받았다. 대구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을 뿐 아니라 그림의 화풍이 따뜻해 영업점에 전시하기에 적합한 작품이 많다는 점에서 김 작가를 섭외하게 됐다고 손 지점장은 귀띔했다. 직원들도 반응도 좋았다.

이에 김 작가는 흔쾌히 동의를 하고, 서양화를 기본으로 하지만 동양의 십장생을 소재로 삼은 작품 20여점을 황금동지점에 전시했다. 특히 황금열쇠를 물고 있는 학의 그림에는 재물복을 함께 가져다주기를 바라는 김 작가의 소망이 담겼다. 김 작가는 “작품을 보는 모든 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소망한다는 의미를 담아 전시회 주제를 ‘소망하다’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깔끔하게 정돈돼 있던 사무공간이 화사한 미술관으로 변모하자, 우선 직원들의 표정부터 밝아졌다. 당초 개점기념 행사로 사진전을 제안하며 미술전의 단초를 제공한 이 지점의 유철헌 대리는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가서야 볼 수 있는 멋진 작품을 일하는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좋다”며 “고객을 위해 준비한 행사지만 화사하게 바뀐 영업점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충분히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은행일로 잠시 황금동지점을 찾았다가 뜻하지 않게 작품을 관람하게 된 고객의 반응도 좋았다.

손 지점장은 “미술작품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여유를 가져다주고 누군가에게는 꿈을 일깨워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또한 역량 있는 작가에게는 전시공간을 무료로 제공할 수 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다른 미술전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시민들이 미술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찾아야 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큰 문턱이 될 수 있다”며 “이번에 은행 점포에 개최된 특별전은 시민에게 찾아가는 미술전으로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계명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한국미술협회·예목회·전업작가회·환경미술협회·맥전 회원으로 10회 이상 개인전을 여는 등 왕성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글·사진=도성현 시민기자 superdos@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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