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유치 '효자사업' 각광…차별화·자연과 조화가 관건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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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08  |  수정 2020-08-08 08:10  |  발행일 2020-08-08 제5면
대구경북 케이블카 설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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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개장한 경북 울진군 왕피천 케이블카(해발 715m). 울진군이 152억원을 들여 근남면 엑스포공원과 해맞이공원 사이에 설치한 케이블카는 개장 이후 19일까지 1만3천명이 방문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일 평균 684명이 다녀간 것. 군은 인근 국립해양과학관과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이 문을 열면 관광객은 더 늘 것으로 전망했다. 케이블카 사업이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효자 사업'으로 인식되면서 대구경북에도 설치 열풍이 불고 있다. 연간 100만명 이상 찾는 통영 한려수도 케이블카와 전남 여수 해상케이블카 효과 덕분에 지역 지자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대구 달성군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

2022년 6월 준공 예정으로 사업진행

영덕군 삼사해상공원 해상 케이블카
70m타워 승차장…동해 비경 한눈에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모노 케이블카

700억 투입…1400여명 고용창출 기대

건설 놓고 찬반 의견 갈려
"무리한 사업으로 행정력·예산 낭비"
"노약자도 자연경관 즐길 수 있어야"


◆차별화된 콘텐츠·자연 조화가 성공 열쇠

대구 달성군은 유가읍 양리 산5 일원에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설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진도률은 20%. 노선은 유가읍 비슬산 자연휴양림 공영주차장에서 대견봉 인근까지 총 1.9㎞. 사업비는 전액 군비로 310억원가량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에 삭도설비 외자구매를 발주한 뒤 △9월 편입토지 보상 시행 및 소규모 재해영향평가 협의 △2021년 3월 실시계획 인가 △5월 착공 △2022년 6월 준공 순으로 진행해 나갈 복안이다.

경북 영덕군은 377억원을 들여 2021년 6월까지 강구면 삼사리 삼사해상공원 주변과 강구리 해파랑공원 사이에 편도 1.3㎞ 해상케이블카와 승강장, 편의시설을 만든다. 케이블카 승차장은 높이 70m 타워 형태로 디자인돼 동해 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영덕 해양관광 랜드마크를 꿈꾼다. 연간 탑승객은 150만명 이상으로 자체 예상하며, 낙후된 해상공원에 활기를 넣고 영덕 지역 관광 활성화는 물론 지역 경제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북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을 가로지르는 해상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올 하반기 착공된다. 준공은 내년 말이며, 3개월간 시범운영을 거쳐 2022년 초 본격 운영한다는 복안이다. 총사업비는 700여억원이다. 해상케이블카는 북구 영일대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여객선터미널과 환호공원을 잇는 1.8㎞ 구간이다. 바다 위 100m 높이로 중간에 주탑 1개가 설치되며 자동순환식 왕복 모노 케이블카로 운영된다. 최대 10명이 탈 수 있는 케빈 40대가 왕복 14~20분 간격으로 돌며, 시간당 최대 1천500명을 태운다. 환호공원과 여객선터미널 내에는 상·하 정류장과 주차장 등이 들어선다. 완공되면 연간 120만~170여만명의 관광객 유치와 1천억원의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 1천400여명의 고용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건설 놓고 의견 제각각

케이블카 건설을 놓고 여전히 환경단체들은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무모하고 무리한 사업으로 행정력과 예산 낭비의 주된 요인"이라며 "케이블카 설치 타당성조사 결과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경실련은 "노약자의 이용 편의를 돕고 관광객을 유치,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지자체의 입장은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한번 훼손된 자연은 본모습으로 되돌리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찬성하는 이들은 체력이 떨어진 노년층 등 노약자도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즐길 권리를 보장해야 하고, 도보로 하는 등산 역시 적지 않은 환경훼손을 유발한다고 주장한다. <사>대구시지체장애인협회 우승윤 달성군지회장은 "비슬산에 전기차가 운행되고 있지만 휠체어 때문에 몸이 불편한 많은 장애인은 정상까지 올라가지 못한다"며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수많은 장애인이 언제든지 비슬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손꼽아 기다렸다. 특히 이들 단체는 비슬산 케이블카 조기 설치를 기원하는 '휠체어 바이크 라이딩'을 벌일 정도로 열정적인 모습이다.

중립적인 의견을 낸 환경단체도 있었다. 신명환 한국환경N·G·O협회장은 "환경은 옛 어른이 물러준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보존해야 한다. 그러나 케이블카 기술이 많이 향상됐기 때문에 무조건 반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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