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1일. 태어날 때부터 몸이 불편해 휠체어 생활에 의존한 박모(32·대구 달성군 다사읍)씨에게 특별한 날이다. 바로 이날 개장하는 비슬산 케이블카를 타면 정상에 있는 99만㎡ 규모의 광활한 참꽃군락지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은 등산로와 전기차를 이용하면 됐지만, 그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일 뿐이었다.
탑승권을 달성군민 50% 혜택을 받아 7천500원에 구입한 그는 탑승까지 1시간가량 걸렸지만 오히려 시간이 다가올수록 긴장감만 더했다. 겨우 케이블카를 탑승한 그는 설레는 마음에 본인도 모르게 다리를 떨었고, 서서히 올라가던 도중 펼쳐진 테크노폴리스에 조성된 부채꼴 모양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혼이 빠졌다.
그리고 케이블카 지주 3~4개 정도 지나자 커다란 화강암 덩어리들이 대규모로 쌓여 있는 특이한 풍경이 나타났다. 약 1만~10만년 전 빙하기때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천연기년물인 비슬산 암괴류였다. 연신 감탄을 늘어 놓으며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촬영했다. 그 뒤 수려한 자연경관을 감상하다보니 어느덧 상부정류장에 도착했다. 휠체어로 2분 가량 이동하자 그간 사진과 영상으로 봤던 만개한 참꽃군락지가 눈에 들어왔다. 순간 눈물을 쏟아냈고 감격스러운 마음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그러곤 외쳤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에게도 이런 날이 올 줄 몰랐습니다. 일반인에겐 아무것도 아닐지 몰라도 몸이 불편한 저에게는 오늘이 일생의 최고의 날입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