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나라입니까?" 통합당 현수막이 대구경북 전역 내걸린 이유는…메시지 투쟁 눈길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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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10   |  발행일 2020-08-11 제6면   |  수정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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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태전네거리 인근에 게시된 미래통합당 현수막. 통합당 김승수 의원실 제공

"국민 여러분, 이게 나라입니까?"
미래통합당이 최근 대구 경북을 비롯 유동인구가 많은 전국 각 지역에 이런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하며 '원외 투쟁'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당 홍보본부는 최근 전국 당협위원회 및 시·도당에 협조공문을 통해 현수막 게첩을 요청했다. 공문에 따르면 '국민 여러분 이게 나라입니까'라는 제목을 반드시 사용하고, 아래에 SNS 등에서 쓰이는 해시태그(#·주제어 분류)를 통해 정부·여당의 문제점을 지적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국민잡는 부동산 정책 #조국·윤미향 의혹 #선거공작(울산·드루킹) #국회폭거 등을 예시로 들었다. 이는 정부·여당에서 논란을 빚은 사건들을 강조한 것이다. 각 당협에 따라 수정할 수 있도록 했으며 대구 지역에서는 부동산 정책이나 조국·윤미향 의혹 등을 꼬집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통합당은 공문을 통해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 또는 여당 현수막이 내걸린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한 신속히 현수막을 걸 것을 요청했다. 이에 통합당 대구경북 시·도당 인근을 비롯해 각 국회의원 지역구 내 주요 교차로에 내걸렸다. 또한 경북 지역에서도 23개 시·군 주요 지역에 모두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당 측은 이 같은 현수막 게시가 국회가 아닌 장외에서 벌이는 '투쟁'의 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거대 여당의 사실상 '독주' 속에 투쟁 전략을 고심하던 통합당이 '메시지 정치'라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즉 정부·여당의 문제점들을 전면에 내세워, 국민 여론을 전환하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원외 투쟁은 과거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거리에서 대규모 동원 집회를 열었던 '아스팔트 투쟁'과는 차별되는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광화문 집회로 대변되는 대규모 집회는 이제 역효과가 큰 만큼, 지도부에서도 이 같은 장외투쟁은 하지 않겠다고 정한 것으로 안다"며 "대신 원내에서 정책 투쟁을 강화하는 한편 현수막과 SNS에서 이미지 등을 활용한 홍보 전략으로 여론을 모으는 데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통합당은 오는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이 개최하는 8·15 광복절 집회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 일각에서는 이 같은 투쟁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긍정적 분석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 투쟁을 중심으로 과거와는 다른 원외 투쟁을 병행하는 것이 최근 지지율 상승 등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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