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26일 경주시 문무대왕면 복지회관 앞에 '동경주 원전·방폐장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한수원 부서 이전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장성재기자
한국수력원자력 수출부서의 경주 도심 이전 문제가 12일 국정감사에서 다시 거론됐지만, 지난해 9월 주민대표 투표 이후 관련 절차는 진전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은 주민 간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지역에서는 협의 재개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이전을 우려하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회천 한수원 사장에게 수출 관련 직원들의 해외 출장과 외빈 방문 등을 언급하며 KTX 경주역이나 경주 시내에 사무공간을 마련하려던 논의의 진행 상황을 물었다. 국감 현장에는 옛 경주대가 확장 추진 위치로 표시된 경주지역 위치도도 제시됐다.
허 의원은 일부 부서 이전과 연계해 동경주에 제시한 상생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김회천 한수원 사장은 "필요성은 있을 수 있는데, 지역 주민 간 합의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역 주민과 소통을 활발히 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이 발언이 이전 사업의 재추진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한수원 측 설명이다. 이진 한수원 홍보실장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노사협력처에 재확인한 결과 지난해 9월 29일 이후 추가로 진행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김 사장의 국감 답변에 대해서도 주민 소통을 강조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 수출부서의 경주 도심 이전 문제를 질의하며 제시한 경주지역 위치도. 화면에는 옛 경주대 부지가 '확장 추진 위치'로 표시돼 있다. 국회방송 화면 캡처.
앞서 한수원은 본사 사무공간 부족(400명 이상 증원)을 이유로 옛 경주대 부지 매입을 검토했고, 지난해 3월 이사회에서 주민 동의를 조건으로 부지 매입을 의결했다. 같은 해 9월 29일 문무대왕면발전협의회 대의원 총회에서는 투표자 70명 가운데 찬성 45표, 반대 24표, 무효 1표로 이전 찬성안이 가결됐다. 당시 이전과 연계해 축구훈련센터와 파크골프장 등의 지역 상생사업이 논의됐다. 그러나 본사 인근 장항리 일부 주민들을 비롯한 다수의 동경주 주민들이 이전에 극심하게 반대하면서 후속 절차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당시 발전협의회장을 지낸 김상희 경주시의원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출부서 이전과 관련, 올해 한수원 간부급 직원을 만났고, 최근 발전협의회장 3명과 함께 김 사장을 면담하겠다는 요청도 전달했다"며 "아직 일정에 대한 답변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수원 사장이 말한 완벽한 주민 동의에 대해서 "주민 100% 동의를 얻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일부 주민들은 부서 이전을 여전히 본사 전체 이전의 시작으로 보고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경주대학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옛 경주대 캠퍼스 부지를 한수원 수출부서 이전 후보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감정가 약 1천200억원 규모의 해당 부지를 활용할 경우 학교법인 원석학원의 재정 정상화와 한수원의 업무 여건 개선, 지역경제 활성화를 함께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성재
동부지역본부 소속입니다. 경주의 현장을 기록하고 지역의 변화를 전합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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