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보증서 발급 규정 미비로 발생한 손실을 국민에게 떠넘겼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대구 동갑)은 최근 세종시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이재광 사장을 증인으로 불러 HUG의 업무 실수와 손실을 국민에게 청구한 문제를 따졌다.
지난 2015년 한국정보화진흥원은 대구 동구 소재 신천역 까사밀라 103채를 전세 계약했고, HUG는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보증서를 발급해줬다.
문제는 103채 가운데 '갭 투자' 형식으로 매입한 31명이 39채를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사기꾼 일당'에게 매도하면서 벌어졌다. 일당은 전세 입주민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30억원이 넘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잠적했다. 사택으로 활용되는 법인 전세 아파트 입주민이 대개 전입신고를 하지 않으므로 등기부등본을 떼거나 전입 세대 열람을 해도 아무 기록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노린 것이다.
11일 류 의원실에 따르면, 2015~2017년 해당 아파트 전세가(8천300만~8천600만원 정도)는 매매가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일당은 전세를 떠안는 조건으로 아파트 1채당 적게는 200~300만원, 많게는 500만원 정도로 사들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류 의원실은 "일당은 아파트 단지 상가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이런 주택을 찾았던 것으로 보인다. 원 소유주들은 집을 사들인 지 2~3년이 지나도 집 값에 큰 변화가 없으니 '집을 팔겠냐'는 제안을 받아들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 기간이 끝난 지난해 7월,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잠적해버린 일당으로부터 전세금 34억원을 받을 수 없게 되자, 보증서를 발급해준 HUG는 이를 대신 지급한 후 원 소유자 31명에게 주택당 8천만원 이상 규모의 구상권을 청구했다. 원 소유자들이 아파트 매각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류 의원은 HUG가 대출사기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법인 임차인에게 보증서를 발급했다는 점, 주택 채무 관계가 변경될 때 채무자 신용조사 등을 하지 않은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류 의원은 "소형 아파트를 전세금을 끼고 수백만원 투자했다가 이를 정상적으로 매도한 서민들에게 8천만원이 넘는 금액의 청구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라며 "공공기관의 업무 실수로 인해 선량한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HUG는 지난해 8월 전세권 설정을 하지 않으면 보증서를 발급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 규정을 바꿨다.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은 "원소유자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앞으로 법인 임차인 관련 미비한 점을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대구에서 대출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은 지난해 8~9월 충북 청주에서도 같은 방식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류 의원실은 " 이 일당이 두달 사이 청주 소재 아파트 약 25채를 담보로 50억원가량의 대출을 받고 잠적했다는 보도가 충청지역 언론에 나왔다. 대구 동구 사건과 청주 사건의 일당은 동일 인물들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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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부 서민지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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