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 산전 선별검사, 산모 나이 상관 없이 모든 임신부 검사 받아봐야

  • 노인호
  • |
  • 입력 2021-01-26 07:42  |  수정 2021-01-26 07:42  |  발행일 2021-01-26 제16면
신생아 700명~1천명당 1명꼴 발생
35세이상, 아이 다운증후군 위험↑
산전 검사로 태아 이상 조기 진단
임신 초·중기 혈청 표지인자 검사
초기보다 중기에 진단 정확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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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는 임신부의 몸 안에 있어 사랑하는 남편은 물론 의료진의 눈에도 직접 보이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태아 이상을 출산 전에 발견하고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한 노력은 의학의 발달과 함께 지난 수십 년 동안 계속되어 왔다. 이런 산전 진단은 태아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 염색체 이상, 유전적 이상 등을 밝히는 분야로, 임신 유지를 결정하고 태아에 대한 검사 및 치료, 분만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다운증후군은 신생아 700~1천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염색체 이상으로 산전 선별검사의 정확도를 비교하는 데 기준이 된다.

◆어떤 산모가 조심해야 하나

모든 임신부가 출산을 앞두고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저출산 경향으로 대부분 한 자녀, 많아야 두 자녀를 출산하는 경우가 일반화되면서 태아 이상을 조기에, 그리고 더욱 정확하게 발견하기 위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모든 임신부가 걱정하지만, 나이가 많을수록, 쌍둥이를 임신한 경우는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이는 나이가 많은 임신부의 경우 태아의 유전적 또는 선천적 질환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2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임신부의 나이가 다운증후군의 확률을 예측하는데 전통적인 기준이 되고 있다. 20세 임신부의 다운증후군 위험도는 1천명당 1명꼴인데 비해 30세가 되면 그 위험도는 1.7배, 35세에는 4.2배, 40세에는 15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임신부의 나이가 35세 이상이면 다운증후군의 아이를 낳을 확률이 크게 증가, 이를 근거로 분만 시 산모의 나이가 만으로 35세 이상이면 양수검사를 하도록 기준을 정한 것이다.

또 쌍둥이를 임신한 경우에는 태아가 한 명 있을 때보다 다운증후군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탓에 31~33세 이상의 쌍둥이 임신부는 다른 검사결과가 정상이더라도 양수천자와 같은 침습적 검사를 받도록 권유하기도 한다.

그밖에 이전에 염색체 이상 태아를 임신했던 경우, 임신부 또는 그 배우자가 염색체 이상이 있는 경우는 태아 이상의 고위험군에 속한다. 특히 최근 들어 초혼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임신부 고령화와 난임치료 증가에 의한 쌍둥이 임신 등으로 인해 태아의 유전적 질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어떤 검사를 통해 확인하나

다운증후군 산전 선별검사는 산모의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임신부들이 해보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임신 11~14주에 초음파를 통해 태아 목덜미투명대라고 하는 부위의 두께를 측정한다. 또 임신 초기 및 중기에 임신부 혈액검사로 혈청 표지인자를 검사하고, 초음파선별검사도 시행한다.

과거에는 임신 중기에 2~3가지 혈청 표지인자만을 검사하는 이중 또는 삼중 표지인자검사를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임신 초기에 초음파검사 및 혈액검사, 중기에 혈액검사를 모두 시행하고 그 결과를 합산해 다운증후군 위험도를 예측하는 통합검사(integrated test)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 검사는 다운증후군 발견율을 94~96%로 향상시켰고, 약 5%의 위양성률을 보이는 등 가장 효과적인 선별검사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임신 중기(대개 18~22주)에 시행하는 태아 기형 선별 초음파검사는 임신부 진료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임신 초기에도 주요 태아 기형을 진단하기도 하지만 진단적 정확도는 임신 중기에 비해 낮다. 임신 중기에는 태아가 비교적 크고 발육이 많이 되어 태아 기형을 발견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는 초음파 기계가 발달해 향상된 해상도로 보다 정확한 영상을 얻을 수 있어 과거보다 임신 초기 초음파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흔히 '정밀초음파'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임신 중기 초음파 선별검사'다. 이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기형 확인 초음파검사를 시행한다. '태아 기형 위험인자가 없는 일반 임신부라도 모두 임신 중기 초음파선별검사를 받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2016년 미국산부인과학회는 임신 중기 초음파선별검사를 모든 임신부에게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대부분의 태아 기형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태아 기형의 약 90%가 저위험 일반산모에서 발생하고, 현재에는 산모와 보호자가 먼저 검사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져 국내에서도 모든 산모를 대상으로 초음파선별검사를 시행하는게 일반적이다.

초음파검사의 정확도는 초음파 기계 및 시행자, 기형의 종류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약 40%의 민감도를 보인다. 따라서 산모와 보호자는 검사 결과를 듣기 전에 초음파검사의 이러한 한계점을 이해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세포유리태아 DNA검사도 주목

이런 민감도 탓에 최근 주목 받고 있는 태아 기형검사가 바로 '세포유리태아 DNA검사'다. 혈액검사 또는 초음파검사를 통한 선별검사에 이상이 있는 경우 양수천자 등의 침습적 검사로 태아 염색체 검사 및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다운증후군 산전 선별검사에서 이상이 있더라도 그중 약 6%에서만 실제 다운증후군이 진단되고, 양수천자술로 인한 태아 사망이 300~500건당 1회 발생, 침습적 검사를 꺼리는 산모들이 많은게 현실이다.

따라서 모체 혈액 속에 있는 태아 DNA를 검출, 태아 염색체 이상을 발견하는 방법인 세포유리태아 DNA검사법이 최근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검사는 임신 10주 이후 언제라도 시행할 수 있고, 다운증후군에 대해 99.4% 검출률, 0.6% 위양성률을 보이고 있다. 2012년 미국 산부인과학회에서는 35세 이상의 고령 임신부, 혈액 선별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된 산모, 염색체 수적 이상 태아를 임신했던 산모 등의 고위험 임신부에게 이 검사를 제공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영남대병원 구유진 교수(산부인과)는 "태아 이상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하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면서 새로운 검사법 개발 및 초음파 술기의 발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발전을 바탕으로 태아 이상의 치료법이나 출산 후 처치에 관한 내용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미래에는 정확도 100%의 비침습적 산전 검사가 개발, 더 이상 산모들이 태아 기형을 놓치는 데 대한 불안감이나 침습적 시술에 의한 합병증으로 가슴앓이를 하지 않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구유진 영남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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