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대구 '인문당'(印文堂) 대표의 장녀 채정식씨 "제 손재주는 친정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어요"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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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02   |  발행일 2021-02-03 제12면   |  수정 2021-04-29 11:15
60년 도장 외길 채홍달씨(78) 장녀
아버지 '인문당' 이어받아 인쇄, 디지인, 벽화그리기 본업
속천초등
대구 동구 숙천초등 벽화 앞에선 채정식씨. <채정식씨 제공>

"제 손재주는 친정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어요."

채정식(48)씨는 60여 년 도장 외길 인생을 걷고 있는 대구 '인문당'(印文堂) 대표 채홍달(78)씨의 장녀다. 그녀의 아버지는 여러 차례 언론에 소개되었을 만큼 수작업을 고수하는 도장 장인으로 유명하다.

채씨는 남편의 사업이 힘들어지자 생계에 보탬이 되고자 컴퓨터 프로그램을 배운 후 일을 시작했고 응용디자인 전공을 살려 그와 관련 된 일도 함께 했다. 현재는 아버지의 '인문당' 이름을 이어 받아 인쇄, 디자인, 벽화 그리기 등을 본업으로 하고 있다. 채씨는 특히 초등학교와 중학교 벽화 작업에 자주 참여하는데 그녀가 완성한 벽화는 누가 봐도 엄지를 치켜세울 만큼 뛰어나다고 한다.

그녀는 "대학교 때부터 소질을 인정받아 '알바'로 벽화를 그렸던 경험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또 "아이가 어릴 때 주택의 담벼락에 곰돌이 푸를 그려준 적이 있는데 동네 친구들까지 와서 마당을 뛰어놀며 즐거워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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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식씨 벽화 작품.<채정식씨 제공>

친정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채씨의 손재주는 그녀의 아들과 딸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져 벽화 작업을 할 때 종종 도움을 받는단다. 학교의 일은 주로 1~2월이 많은 편이고 바깥작업이 대부분이라 추위가 복병인데 채씨의 어머니는 딸의 일이 막노동 같아 안쓰럽기만 하단다.

그럼에도 정식씨는 학교의 벽화 작업을 하다 보면 학생들이 다가 와 "멋있다", "예쁘다" 칭찬하며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도 하는데 그럴 때 마다 흐뭇하다고 했다. 또 그녀는 "넉넉하진 않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재능을 인정받고 대가를 받는 게 무척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현재는 코로나로 쉬고 있지만 채씨는 우리 마을 교육 나눔이나 지역아동센터에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기도 했다. 그녀는 "앞으로 자신이 하는 일의 규모를 키워 '여성이 이끄는 반듯한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며 "아버지에게 자랑스러운 딸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영화 시민기사 ysbd4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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