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윤 칼럼] 대구(특별)시장 선거<1> 분열과 통합

  • 이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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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2-20 06:00  |  수정 2026-02-20 09:13  |  발행일 2026-02-20
이재윤 논설위원

이재윤 논설위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설 명절 때 가장 많이 들은 게 "TK 광역단체장 한 명만 뽑는 게 맞나"라는 질문이었다고 한다. 24일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한 명만 뽑는 게 거의 확정적이다. 초특급 변수다. 벌써 이상 조짐이 보인다. 대구(특별)시장 선거가 보수후보 난립으로 경쟁 포화상태다. 반면 TK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선 보수후보를 찾기조차 힘들다. '안전지대'와 '험지'의 차이다. 보수 안전지대가 TK로 축소되고 험지가 TK 외 전 지역으로 확산한 건 2018년 지방선거 이후 처음이다. 그때 자유한국당은 2곳 겨우 건졌다. 보수의 뺄셈정치, 축소 지향 행태 때문이다. "이기는 여론조사도 있다"는 착각은 정신 승리고 현실 부정일 뿐이다.


보수 후보만 10여명. 후보 난립은 과열을 낳고 이게 분열로 이어진다. 분열 요소는 크게 3가지. 첫째, 대구-경북 간 지역갈등이다. 행정통합의 필연적 과정일까. 메가 프로젝트 대부분 갈등 유발요인이다. 행정통합의 방법과 시기, 청사 소재지 그리고 TK 신공항의 성격과 사업비 충당 방식, 대구취수원 이전부터 휘발성 강한 갈등 요소다. 지역 중심주의 공약을 남발하면 갈등은 더 커진다.


둘째, 내전 상태인 당 내분이 후보 공천 과정에 고스란히 투영될 게 분명하다. 강성 친윤 세력과 당 지도부, 다시 떠오른 친박, 이들과 대척점에 선 친한 세력 그리고 고성국, 전한길의 그림자가 대구 선거에 어른거린다. 정치는 아홉이 달라도 하나만 같으면 손을 잡는데, 법조인이나 극우는 아홉이 같고 하나만 틀려도 등 돌리는 속성이 있다. 학습과 경험의 한계이다. 오류는 고칠 수 있어도 한계는 넘을 수 없다. 이들의 정치가 유연하지 못한 이유다. 비타협적 정치가 대구를 오염시킬까 두렵다.


셋째, 보수후보란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이념적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이는 예기치 않은 결과를 낳는다. 여론조사만 보면 A후보의 경선 승리가 유력하다. 우파 후보 중 가장 오른쪽 인물이다. 그의 지지자들은 아예 '이재명 정부와 잘 싸울 대구시장'을 요구한다. 이게 대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경선 배제자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복수의 보수후보가 나올 경우 전선이 훨씬 복잡해진다. 이진숙, 한동훈이 대구에 뿌리를 내린다면 이 갈등은 또 다른 차원으로 전개될 것이다. 무엇보다 새 시장이 강성 지지층에 둘러싸여 정치 투쟁에 골몰하면 대구는 한국 사회 갈등과 분열의 중심으로 진입하게 된다. 가장 걱정되는 미래다.


"주변 사람들에게 절대 다른 후보를 욕하거나 비난하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습니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B의원의 말이다. 그는 출마를 염두에 둔 동료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가지 않는다. "혹 행사장에서 다른 사람들이 보고 연호하거나 몰려들면 어떡하겠느냐"고 했다. 타 후보에 대한 배려다. 규모가 꽤 큰 C교회 방문을 주변에서 권했지만 이것도 사양했다. "그 교회에 D의원이 다닌다. 상대 본진에 들어가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후보가 많은 건 대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 아니겠느냐. 좋은 일이다. 다만 이 때문에 지역 사회가 분열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의 선의(善意)가 고맙다.


지나친 자기애에 빠진 사람의 사적 욕망 때문에 도시를 멍들게 해선 안 된다. 대구를 정치투쟁의 장으로 만드려는 나쁜 리더십은 시민의 힘으로 솎아내야 한다. 사람이 도시를 만들지만 도시가 또 사람을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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