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예씨가 경북 경산시 자인면 원당리 '힐링나눔 체험농장'에서 한라봉을 수확하고 있다. |
"친구들이 한라봉 따는 사진을 보고 제주도 다녀왔냐고 물어요. 여기는 경북 경산이랍니다. 하하하."
이종남(56)·최명예(51)씨 부부가 경산 자인면 원당리에서 운영하는 '힐링나눔 체험농장'에는 요즘 한라봉, 레드향, 나스미 등 만감류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설을 앞두고 수확이 한창이다.
눈에 띠는 점은 나무마다 이름표가 달려 있다는 것. 500여 평 스마트팜 농장에 450그루의 만감류가 심겨 있지만, 나무 임자가 따로 있는 것이다. 봄부터 한 그루에 10만 원씩, 미리 나무째 판매가 됐다는 게 이씨 부부의 설명이다. 부부는 열매가 열리고 자라서 수확할 때까지 관리를 해 준다.
나무를 구매한 고객은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고, 자라는 모습을 모두 관찰할 수 있다. 그러다 수확기가 되면 직접 따 간다. 하지만 한꺼번에 다 수확하는 것은 아니다. 익은 과일만 따고 나머지는 남겨 두었다가 다음에 또 따러 온다.
농장에는 만감류뿐 아니라 복숭아, 샤인머스켓, 자두, 사과대추, 루비사과, 살구 등 다양한 과일이 재배된다. 말과 당나귀를 키우는 축사도 갖추고 있다.
이 농장에서 한라봉 같은 만감류를 재배하기 시작한 지는 벌써 5년이 됐다. 이씨 부부가 제주도에서 직접 묘목을 구해다 심었다. 처음 2년은 적응기였고, 3년째부터 수확을 하기 시작했다.
제주도에서만 자라는 줄 알았던 나무가 육지에서도 잘 자라고 과실까지 맺는 것을 보고는 사람들이 구경 오기 시작했다. 부부는 신기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일손도 덜 겸 체험농장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최씨는 "만감류는 온도만 맞으면 잘 자란다. 경산지역은 토양이 좋아 당도가 높고 크기도 굵다. 체험 가족이 따가고 난 후 수확한 과일은 주로 직거래가 이루어지는데 소비자들이 매우 만족해 한다"고 했다.
또 "주로 가족 단위 체험객이 찾는다. 어린이가 체험하러 오면 수확기에는 과일 따기 체험을 하지만, 평상시에는 풀 뽑기 체험을 하게 한다. 농장에서 풀을 뽑아 축사의 말과 나귀에게 주면서 아이들이 즐거워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에서 한라봉을 수확하러 온 한 부부는 "마트에서 사 먹는 것보다 신선하고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수확량이 많아 가격도 싼 편이다. 주말마다 와서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이 재미있다. 한 주일의 피로가 날아가고 힐링이 된다"고 말했다.
글·사진=천윤자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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