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스마트폰 세상보기] 대구 도심 한복판 겨울에 온 여름철새 후투티

  • 김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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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15   |  발행일 2021-02-17 제12면   |  수정 2021-04-29 11:22
후투티1
지난 8일 대구 동구 신암뜨란채 아파트 화단에서 발견된 후투티.
후투티2
지난 8일 대구 동구 신암뜨란채 아파트 화단에서 발견된 후투티.

지난 8일 오후 4시쯤 대구시 동구 신암동 신암뜨란채 아파트 화단. 여름새인 후투티 한 마리가 긴 부리로 쉼 없이 먹이 사냥을 하고 있었다.

화려한 새를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하나둘 걸음을 멈추고 휴대폰에 후투티의 모습을 담는다. 신기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분주하게 걸어 다니며 부리를 땅속에 찔러 넣는다. 가끔 머리의 긴 깃을 펼쳤다 접었다 한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예쁘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바람이 불 때면 찬바람을 피해 화단의 양지바른 쪽으로 후루룩 날아와서 또다시 먹이 사냥을 계속한다. 가까이 다가가서 사진 촬영을 해도 날아가지 않고 콕콕 부리를 땅속으로 찔러 넣는 것을 보니 배가 몹시 고픈 것 같았다.

후투티를 유심히 관찰하던 김민서(7·대구 동구 신암동)군은 "너무 예뻐서 집에 데리고 가서 키우고 싶다. 부리로 땅을 콕콕 찍으며 걸어 다니는 모습이 너무 신기하다"며 "혼자 있는 새가 불쌍하다"고 했다.

후투티는 우리나라에선 중부 이북 전역에서 볼 수 있는 흔하지 않은 여름새다. 머리에는 긴 깃이 있으며 깃 끝에 검은 반점이 있다. 화려한 깃이 특징적인 새로 깃을 펼치면 인디언 추장의 머리 장식을 닮아 '추장 새'라고도 불린다.

부리는 가늘고 길며 아래로 굽어 땅속의 먹이 활동을 하기에 편리하다. 날개가 몸에 비해 다소 넓고 크다. 날개는 흰색과 검은 줄무늬가 교차한다. 머리와 가슴은 황갈색이며 배는 흰색이고 옆구리에 검은색 줄무늬가 있다. 몸길이는 28㎝ 정도이며 지상 3m 정도의 높이로 날고 속도가 느린 편이다. 주로 농경지, 과수원, 하천 등 인가 주변에 서식하며 주로 곤충류의 유충을 즐겨 먹으며 거미, 지렁이 등도 먹는다. 흔하지 않은 여름새로 일부 개체가 텃새화하거나 월동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후투티가 어떻게 도심 한복판까지 날아왔는지 의문이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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