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청도군 금천면 임당1리 출신 권오성 어르신에게 100세 비결 들어보니...

  • 이외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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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23   |  발행일 2021-03-31 제12면   |  수정 2021-05-11 10:33
"올곧고 신중한 성품으로 평생 절제된 습관이 장수 비결"
권오성옹
1922년생으로 올해 100세를 맞은 경북 청도군 금천면 임당1리 출신 권오성 어르신(왼쪽)이 부인 최진금씨와 자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대미문의 대재앙을 초래하면서 경로효친의 순수한 촌심(寸心)마저 멍들게 한다.

100세를 맞이한 출향 어르신을 고향마을 주민들이 2년여 동안 백수연을 준비하며 추진위까지 구성했지만 뜻하지 않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무산되자 허탈해하면서 상심으로 가득하다.

경북 청도군 금천면 임당1리는 운문산 지맥이 남서쪽으로 내달리다 억산을 잉태한 시루봉 아래에 위치해 있다. 임당(林塘)이란 마을 이름이 말해주듯 마을은 숲과 내(동창천)로 가리워진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의 전원 마을이다.

마을 어귀에는 '임당리 장수마을 등극'이란 제하에 '임당리 경로회원 권오성 어른 100세 장수 축하드립니다' 현수막이 마을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마을 개촌이래 100세를 넘기며 장수를 하고 있는 권오성씨가 처음이라 주민들이 존경심의 마음을 담은 것이다.

권씨는 1922년 임술생으로 임당마을에서 태어나 유·소년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바른 심성으로 부모님을 따르면서 형제 간의 우애도 돈독했고 남들에게도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은 심지가 바른 사람이었다고 주민들은 옛 어른들의 말씀을 떠올리며 말하기도 했다.

1930년대 후반 대구의 상업계열 학교로 유학한 후 농협에 입사하며 사회로 진출했다. 농협중앙회 청도군지부장을 거쳐 농협중앙회 간부로 다년간 재직한 후 은퇴, 다양한 경험과 경륜으로 사회에 이바지하면서 고향마을 발전에도 일조하기도 했다. 특히 마을에 공용창고를 설립해 비료·농약 농자재 등을 보관하면서 마을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 지금까지도 유용하게 이용한다고 한다.

"평생 올곧고 신중한 성품과 평생 절제된 습관으로 오전 5시에 기상해 맨손체조·걷기 등으로 하루를 시작하면서 건강한 삶을 위해 섭생에 충실했다"고 부친을 모시고 있는 장남 권혁필(76)씨의 전언이다. 또한 "과도한 음주를 절제하고 금연은 물론 소식과 함께 육류 등은 피하면서 채소류와 고등어·꽁치 등 등푸른 생선을 즐겨드신 것이 부친 건강과 장수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라며 말하기도 했다.

고향 임당마을을 떠난 지가 꽤 오래 되었지만 권씨는 지금까지 임당리 노인회 정회원으로서 원로좌장의 자문역할도 충실했다고 한다. 불과 7~8년 전만 해도 매년 10여 차례 이상 마을을 들렀으며 근년에도 한 차례 이상은 꼭 고향을 방문한다고 한다.

북쪽에서 온 호마는 북풍에만 의지하고 남쪽에서 온 월나라 새는 남쪽 가지에만 둥지를 튼다는 '호마의북풍(胡馬依北風) 월조소남지(越鳥巢南枝)'란 시구를 자주 되뇌이면서 수구초심의 심정을 마을 사람들에게 전한다고 지인을 통해 말하기도 했다.

권오성씨는 7년 전 자택(대구 동구 신천동)에서 전구를 교체하다 넘어져 골절상을 당해 현재 요양병원에서 가료 중이면서도 정신이 명료해 역사·철학 고서 등을 탐독하며 정신건강을 다독이고 있다고 한다. 부인 최진금(94)씨와 백년해로하면서 슬하에 2남2녀와 10명의 손주·증손주를 두고 다복한 노후를 영위하고 있다.


글·사진=이외식 시민기자 2whysi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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