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대구 달성군 도동서원 ‘김굉필 나무’ 자태 "서원 문지기처럼 느껴져요"

  • 이원욱 시민기자
  • |
  • 입력 2021-03-28   |  발행일 2021-03-31 제12면   |  수정 2021-05-11 10:33
2021032301000845900034801
대구 달성군 구지면 도동서원의 문지기 은행나무.


대구 달성군 구지면에 위치해 낙동강을 바라보고 있는 도동서원은 '한국의 서원'으로 대구지역에서 첫 번째로 등재된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이다. 이 서원 바로 앞에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나무 한 그루가 심겨 있어 서원을 찾은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김굉필 선생의 외증손인 한강 정구 선생이 도동서원 중건 기념으로 식수했다고 알려진 이 나무는 일명 '김굉필 나무' 라고도 불리는 은행나무이다. 서원의 입구 바로 앞에 위치하고 나뭇가지가 사방으로 넓게 펼쳐져 있어 마치 두 팔 벌려 "어서 오이소!" 하는 서원의 문지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수령이 400년을 넘다 보니 높이 26m에 나무 밑동 둘레만도 8.8m에 이르고 가지 하나가 웬만한 수십 년 된 나무 기둥만 하다. 현재는 물리적 무게와 세월의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나무 형상을 한 기둥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받쳐놓았다. 그 크기 때문에 봄이면 나오는 새 잎의 양도 다른 나무에 비할 수 없이 많다. 족히 20m는 넘을 정도로 사방으로 넓게 뻗은 가지 덕분에 은행나무 잎을 밟지 않고는 도동서원에 들어갈 수 없을 정도다.

도동서원에 가을이 찾아오면 무성하게 달린 잎들이 일제히 노랗게 물들어 주변을 온통 노란색 세상으로 탈바꿈시키고, 이를 보기 위해 서원을 찾는 관람객 수도 평소보다 많아진다. 때를 잘 맞춰가면 바람마저 선선하게 불어 거대한 나무에서 한 번에 떨어지는 잎들이 영화의 한 장면 못지 않은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도동서원과 함께 한 살 한 살 함께 나이 들어가는 오래된 친구이자 문지기인 이 은행나무를 직접 눈에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배경이 되는 서원이 그림 같은 풍경의 가치를 높여줄 것이다.


글·사진=이원욱 시민기자 judge520@naver.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