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산삼과 30여년 함께 해온 대구 북구 노원동 이완택 심마니

  • 김점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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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05   |  발행일 2021-04-07 제12면   |  수정 2021-04-29 11:04
"70년산 산삼 채취, 무인도 절벽서 만난 대물 도라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이완택
심마니 이완택씨가 대구 북구 노원동에서 운영하는 자신의 식당에서 약초술병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최근 대구시 북구 노원동의 한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약초 술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많은 약초 술병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 곳은 심마니 이완택(64)씨 부부가 운영하는 국밥집이다.

이씨는 경북 상주에서 2남 6녀의 둘째로 태어났다. 1987년 안경 관련 개인 사업을 시작하였으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1999년 이씨는 2년여의 연구 끝에 수입에 의존해오던 안경테 관련 기술을 개발해 발명 특허를 받았다. 사업은 대박이 났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듯이 그는 2002년 사업을 동생한테 물려주고 산 사나이가 됐다. 20대 중반부터 취미로 다니던 산을 마음껏 다니고 싶은 숨은 뜻도 담겨 있었다.

이씨가 보유하고 있는 약초 술은 직접 약초를 채취해 담근 술이다. 산삼주를 비롯해 하수오, 잔대, 산더덕, 산도라지 등 없는 약초가 없다. 100~200년 된 약초도 있다. 술을 좋아해서 약술을 담근 건 아니다. 어렵고 힘들게 캔 약초의 효능을 제대로 살릴 방법을 찾다가 약술을 담그게 됐다. 약초를 술로 담그면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장품으로 구매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판매하기도 한다. 특히 약초를 먹고 건강이 좋아졌다는 뒷얘기를 들으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술 좋아하는 지인들을 위해 숙성된 술을 별도로 담아 두는 것은 기본이다.

올해로 산삼과 30여 년을 함께 해온 산 사나이. 이제는 취미가 직업이 됐다. 심마니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돈을 벌기 위한 심마니가 아니라 산이 좋아 심마니가 되었고 심마니가 좋아 산을 타게 되었다. 캐온 약초를 지인들과 나누어 먹는 것은 보람 있고 즐거운 일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약초는 2019년 오대산에서 1시간 정도 소요해서 70년산 산삼을 채취한 것과 무인도 절벽에서 만난 대물 도라지다.

이씨는 "산에 가면 산삼이 그리 쉽게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산삼을 발견 못 하고 헛걸음하면 다음에 가면 된다. 그래도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면 빈손은 없다. 하다못해 약초 한 뿌리라도 캐서 내려온다. 그것도 없으면 몇 시간 동안 운동을 하는 것이기에 허탕 친다고 생각은 안 한다"며 웃었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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