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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시 연호지구 개발案. 영남일보DB |
그린벨트에 묶여 집도 제대로 수리하지 못한 채 수십년동안 연호지구에 살았음에도 외지 투기꾼과 비슷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데다, 주민들간의 불신으로 사분오열된 상황이 속상하기 짝이 없다.
현재 연호지구에는 대부분 임대인으로 이뤄진 연호화훼단지 비상대책위원회를 제외하고 4~6개 대책위원회가 산재해 있다. 연호지구 주민공람일이 있었던 2018년 5월쯤 대책위원회가 처음 발족한 이후 이합집산을 거듭하거나 단체가 신설된 결과다.
주민 간 이해관계 등이 얽혀있고, 연호지구 '동편'과 '서편' 등 위치에 따른 의견 차이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해 12월부터 토지 보상이 시작되면서 각 위원회의 활동이 두드러지지는 않고 있다.
위원회들이 연호공공주택지구 사업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에는 차이가 있다. A위원회는 내부정보를 이용해 빈 땅에 빌라나 신규주택을 건축해 위장 전입한 '다주택 투기 의심자', 특히 공직자들에 대해 수사당국에서 철저히 밝혀줄 것과 이주자 택지를 받거나 협의자 택지 대상자가 되기 위해 투기 행각을 벌였다고 의심되는 사람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다주택 투기에 따른 택지 조성원가 상승으로 원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오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B위원회는 2018년쯤 전입한 사람을 꼼꼼히 살펴 부당하다고 느끼는 원주민이 없게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B위원회는 "초기에는 LH의 사업 자체를 반대했지만, 주민이 요구해서 사업이 무산된 선례가 없기 때문에 2019년 연말쯤 '보상이라도 제대로 받자'는 방식으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했다.
C위원회는 "동편에 법조타운 조성하기로 한 것은 반대하지 않으나, 서편의 연호지구 공공주택 조성사업을 전면 취소하라. 수달, 도롱뇽 등 야생 동식물 살고 있는 연호지구 서편은 환경적 보전 가치가 높다"고 일관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D단체는 '순수 토지 소유자'들을 위한 단체다. 지구 내에 땅만 가진 사람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비공식 E단체는 LH가 재감정을 통해 실질적인 보상을 할 것을 주장한다. 2018년 연호지구 '칼치마을'에서 구성돼 이 지역 지구 지정을 반대해왔던 F위원회는 현재로선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태다.
대책위원회가 난립하면서 주민끼리 서로 의심 어린 눈초리로 쳐다보는 사례도 잦아지고 있다. 한 원주민은 "더 많은 보상을 받으려 한 필지의 땅에 주택을 2채나 신축해 총 3채를 만든 사람도 있다"고 주장했지만, 당사자인 원주민은 "나는 여기서 60여년을 살아온 원주민이다. 어머니 소유의 땅에다 우리 가족이 용도별 건물을 지은 게 '쪼개기'인가"라고 맞섰다.
2018년 4월 연호지구의 오래된 주택에 전입 신고한 한 주민은 "나는 집 한 채가 전부인데, 이 집이 화장실도 없는 찌그러진 폐가라고 하며 '찔러나 보자'식으로 곤경에 처하게 하기도 한다. 집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그런 주장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나무를 심어 보상가를 높이는 사례를 목격했다" "실거주는 않으면서 가끔 얼굴을 내비치며 존재감을 나타내는 주민, 밤마다 어디론가 사라지는 주민도 있다" 등의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한적했던 시골 마을에 '불신'과 '분열'이 찾아온 것에 대해 속상함을 드러내는 주민들도 있다.
70대 원주민은 "평생을 살아온 마을이고, 결국 언젠간 주민 대부분이 떠날 날이 찾아올 수밖에 없을 텐데 그저 이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사실 주민들의 불화를 초래한 것은 LH인데, 오늘날 연호동이 이 지경이 된 것은 주민들 스스로가 분열한 자업자득의 결과인 것처럼 비칠까 걱정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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