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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칼럼]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 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 상생협력포럼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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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14   |  발행일 2021-04-14 제26면   |  수정 2021-04-14 07:33
정보통신기술 급속히 발달
경제·사회 등 '변화의 물결'
기업은 민첩하게 나섰지만
관료·정치인들은 무사태평
청년층 요구조차 반영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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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 상생협력포럼 위원장

'요트이론'이라는 말이 있다. 요트경주에서는 바람의 방향이 바뀔 때에만 2등이 1등을 추월해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주에 있었던 서울과 부산 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서 야당 후보가 당선되었다. 자기 주장이 분명하고 공정을 중요시하는 2030 젊은 세대들이 바람의 방향을 바꾼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의 리더들이 변화의 바람을 읽고, 이를 준비해야 할 때다.

우리의 사고방식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믿음이나 지식으로는 새롭게 나타나는 현상들을 설명하거나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환경의 변화가 크지 않았던 과거 전통적 농경사회에서는 경험이 많은 노인들의 생각과 지혜가 높이 존중되었다. 그러나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는 과거 이론이나 지혜로는 세상을 이끌어가기 어렵다. 경험을 살려서 열심히 하는 '농업적 근면성'이 통하지 않는 시대이다.

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우리 삶의 양식을 바꾸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종이로 된 신문을 읽지 않고, 공중파 방송 뉴스도 보지 않는다. 마트와 은행도 직접 가지 않는다. 모두 스마트폰으로 세상과 접속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는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어서 이제는 직장 업무, 학교 교육, 각종 회의의 상당 부분도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중요시되고 블록체인 기술의 적용이 현실화하고 있다. 사회 각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 뜨거운 주제가 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적 협력은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복귀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다양한 정책을 개발해나가고 있다. 저탄소 대체 에너지로서 수소에너지 산업이 각광받고 있으며 정유, 자동차, 조선 등 전통산업은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도 바뀌어 가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에 있어 기업이 참여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고, 경영도 주주 중심에서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자본시장의 주요 투자자들은 장기적 기업가치 또는 지속가능가치를 중요시하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관한 정보를 요구하고 이에 의해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의 선도적 기업들은 밀려오는 변화의 파고에 민첩하게 대응해나가고 있다. 디지털 전환에 상응하는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고, 새로운 에너지시대를 이끌어가기 위하여 기업 간 협력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ESG를 경영의사 결정에 명시적으로 고려해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고 새로운 사회 기회를 창출해 나가고자 한다. 그리고 조직 내의 젊은 세대들을 수용하기 위해 조직문화를 바꾸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관료와 정치인들은 여전히 환경 변화에 안이하고 구태의연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듭되는 부동산 정책의 실패에도 여전히 문제의 핵을 찌르는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우리 사회가 천문학적 크기의 희생을 치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신 구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미래 불확실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젊은 세대의 정당한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상응하는 정책을 개발해내지 못하고 있다.


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상생협력포럼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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