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김재도 의성 금성(탑리)버스터미널 대표 "의성 400여개 마을 필름 20만 컷에 담아"

  • 문순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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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19   |  발행일 2021-04-21 제12면   |  수정 2021-05-11 10:26
금성(탑리)버스터미널
김재도 금성(탑리) 버스터미널 대표가 평생을 함께한 터미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재도 금성(탑리) 버스터미널 대표 (84, 경북 의성 금성면 탑리)는 평생 고향 의성을 지키고 있다.


대구에서 쉬지 않고 1시간 30분 만에 도착한 의성 금성면 금성(탑리) 버스터미널은 쓸쓸함을 느낄 정도로 사람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김 대표는 1951년 버스터미널 개통 후 3년 뒤 부친의 작고로 54년부터 고등학생 신분으로 경영을 맡았다. 1970년대 당시 터미널 이용 승객은 하루 최대 1천 명을 기록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현재 터미널에는 하루 6회 버스 운행하며, 20명 정도 이용하고 있다. 이용객 감소로 터미널은 정상 운영이 힘든 상황이다. 버스가 도착하면 시간 30분 전에 주민이 나와서 매표를 도와주고 있다. 김 대표는 16년 동안 인건비와 기타 비용을 사비로 보전해 왔는데 이 사정을 안 의성군이 4년 전부터 보조하고 있다. 보조금이 충분하지 않아 전기와 수도세, 제세공과금 등은 자녀들이 준 용돈으로 충당하고 있다.


2,000년대부터 농촌에도 집마다 자가용이 늘어나면서 이용객이 급격하게 줄었다. 20년째 적자에도 불구하고 문을 닫지 못한 것은 70~80대 노인들의 발이 되어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문을 닫아버리면 이용객들이 눈, 비를 맞으면서 길거리에서 버스를 기다리게 할 수 없다는 생각과 6남매의 맏아들, 3녀 1남의 아버지로 공부시키고, 출가시키기까지 터미널 운영 덕분이라는 마음에 문을 닫지 못한 이유라고 했다. 2016년 김 대표 부인이 세상을 떠나면서 "적자 운영을 힘들게 운영하지 말고 문을 닫는 게 좋겠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했다.


적적한 버스터미널 분위기를 의성군 지원을 받아 2018년에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대합실에는 해묵은 차 시간표가 적힌 칠판이 걸려 있고, 직접 촬영한 사진들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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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도 금성(탑리)버스터미널 대표가 수집한 카메라들.
김 대표는 1980년부터 취미로 사진 촬영을 해 왔다. 의성군 400여 개 마을을 한두 번 들리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하였다. 시골의 정취를 필름 20만 컷에 담아 두었다고 한다. 디지털시대에 필름을 스캔하는 경비가 만만찮아서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김 대표는 "나이가 많다 보니 죽고 나면 찍어둔 사진이 어떻게 될지......."라고 하면서 터미널 옆 건물에 작은 사진도서관을 만들고자 노력을 하고 있다. "내가 떠나더라도 시골이지만 작은 문화공간이 사람들에게 유익한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사진 서적 4천여 권과 다양한 카메라를 수집했다.


김 대표는 젊은 시절부터 고향을 위해서 많은 일을 해 왔다. 1966년~1980년까지 영남일보 의성지국장 활동을 비롯해 의성 청년회의소 및 특우회 회장, 초대 새마을운동 의성군 지회장, 금성 농협 조합장, 의성사우회장, 의성문화원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사)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05년 자랑스러운 경북도민상, 2014년 자랑스러운 의성군민상(문화예술부문), 경상북도 문화상(문화부문) 등 60여 회 각종 상을 받았다. 전시와 출판 활동도 활발히 펼쳐 2013년 우리나라 독도 경상북도 도지사 초대전(경북 문화콘텐츠진흥원 개관기념 4.25~5.26), 2013년 7월에 동해바다의 아름다운 섬 독도(미국 워싱턴 한국문화원 디지털전시관), 2014년 11월 탑리여자중학교 초대전시 등을 했으며, 2002년 '내고향 의성'과 2013년 '우리나라 독도'를 출판했다.


김 대표는 주민들이 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어 고맙다는 인사를 할 때 보람을 느낀다며 건강이 하락하는 한 터미널을 운영하며, 사랑방 같은 작은 사진도서관을 만드는 게 소망이라고 했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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