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정리수납 전문가 대구 '이유있는 정리' 김태점 대표 "정리와 수납은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일"

  • 김호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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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16   |  발행일 2021-05-19 제10면   |  수정 2021-05-19 11:12
주변의 만류에도 "2년 만 버텨보자 언젠가 정리수납전문가가 전문직으로 각광받을 날 올 것" 확신
김태점
정리수납 전문가 '이유있는 정리'의 김태점 대표가 집 정리를 하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정리는 가족의 사랑, 마음의 치유, 나눔의 기쁨, 비움의 시작, 돈버는 지름길로 일거오득이지요. 제가 생각하는 쌈박한 정리 5계명은 △ 사용하지 못하는 것 비우고 나누기(2년 이상 사용 안한 것) △ 대량 (1+1 혹은 2+1) 구매하지 않기 △ 정리 후 빈 공간은 비워두기(채우지 않고 그대로 두기) △ 제자리에 두기(원래 자리에 사용했던 물건 그대로 두기) △ 공간의 여백 즐기기(비우고 나누고 공간의 여유)를 손꼽을 수 있습니다."

최근 대구시 북구 태전동 ㅇㅇ아파트에서 만난 정리수납 전문가 '이유있는 정리 김태점 대표(40·달서구 용산동)와 동료직원들은 재빠른 손과 몸놀림으로 일사분란하게 정리에 여념이 없었다. 작업을 할 때는 긴 머리카락을 단디 묶고 시작한다는 김대표는 "코로나 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이 늘어난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된 공간 '집'은 어디에 사느냐 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합니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표는 "그런데 정작 소중한 집에 물건들이 주인행세를 하며 가족들은 더부살이 하는 경우도 많아요. 쟁여 둔 물건들에 엄두가 나질 않아 감히 손도 대지 못하고 그냥 사는 거지요. '어려우니까 감히 손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손대지 않으니까 어려워지는 것'이라는 루키우스세네카의 말처럼 시작해야 해결책이 보이지 않겠어요?"라며 용기의 신호로 엄지척을 보여주었다.

15년 동안 연년생 남매를 키우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성실하게 근무하던 회사를 접은 것은 2017년 2월, '한국정리수납협회 정리수납전문가'로서 인생의 새로운 서막을 펼친 것이다. 자녀를 돌봐주시던 시어른들도 한결같이 지지해준 남편도 김대표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잘나가는 회사 관두고 왠 파출부냐? 청소부 아니냐?"는 주변의 만류에도 "2년 만 버텨보자. 언젠가 정리수납전문가가 전문직으로 각광받을 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으로 달려왔다.

김 대표의 명함에는 '이사짐 정리''부분정리''정리수납코칭 강의' 등이 주요업무라 적혀 있다. 시골에서 농사짓는 부모님 슬하 1남4녀 중 장녀로 태어난 김 대표는 "고등학교 졸업후 객지로 나와 사무전산 일을 하며 생전 처음 내방을 갖게 되었어요. 기쁨이 뭐라 형언할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 영화, 드라마를 보다가 친구 집을 눈여겨보면서도 예쁘다 싶은 공간에 눈이 확 꽂히더라고요. 시장가서 싼 천 사다가 만들고 꾸미고… 원래 깨끗하고 정리정돈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었어요. 결혼해 아이들이 어지럽힌 공간에 회사출퇴근으로 지친 몸을 누일 때면 엄청 스트레스 받았어요. 천근만근 눈꺼풀이 덮힐 때 누가 깔끔하게 치워주면 참 좋겠다는 꿈을 꿀 정도였어요"라며 그때 그 시절을 회상했다.

2020년 6월 29일 tvN에서 '신박한 정리'가 '집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안방을 찾았다. 정리가 신인 '미니멀리스트' 신애라, 소문난 '맥시멀리스트' 박나래, '정리 꿈나무' 윤균상이 MC로 함께 유명인들의 물건정리와 수납에 나서 인기를 끌었다.

그보다 더 앞서 정리와 수납의 카운슬링을 전파해 온 김대표는 대형마트나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정리를 통해 물건에 얽힌 추억을 회상하고, 인생의 소중한 가치를 돌아보는 일, 물건을 정리한 비운 자리에 행복을 더해가는 '이유있는 정리'가 필요하다"며 '정리수납전문가 2급과정'을 개설해 열띤 강의를 하고 있다.

"남편과 사별한 지 5년이 넘도록 남편유품 정리를 못해온 어떤 부인이 인연이 닿아 유품정리를 도와주었는데, 이제서야 비로소 남편을 떠나보낼 수 있겠다며 눈시울을 붉히던 일이 가장 마음에 남아요"라고 말하는 김대표는 "정리와 수납은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일이며, 산후우울증 어머니도, 루게릭병으로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도 깔끔해진 집 덕분에 호전된 것 같다던 고객님들, 고객이 정리수납전문가로 인연이 인연을 낳아 흐뭇합니다"고 전했다.
글·사진=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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