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최중희씨, 대구 유일 목각인형 제작-공연...전국서도 열손가락에 꼽혀

  • 문순덕 시민기자
  • |
  • 입력 2021-05-25   |  발행일 2021-05-26 제12면   |  수정 2021-05-26 07:42
본업은 현수막 제작업...부업은 인형공연가, 악기연주가, 무명화가
2021052501000724800028821
최중희씨가 대구 달서구 현수막 제작 사무실에서 잠시 시간을 내 돌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인형 공연가·악기 연주가·무명 화가로 활동하는 최중희(62)씨, 본업은 현수막 제작업(대구 달서구 본리동)이다.


30대 초반부터 현수막 제작업을 시작한 최 대표는 20대부터 넘치는 끼를 묻어둘 수가 없어서 악기를 가까이 접하게 되었다. 사람마다 한 가지 재주는 있다고 하지만 최 대표는 여러 가지 재주를 가졌다.


최 대표는 목각인형을 직접 제작하고 공연하는데 대구에서는 유일하고 전국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라고 한다. 2010년부터 나무를 빚어서 만든 봉칠이, 봉팔이, 봉숙이, 할아버지, 할머니, 박멍수, 유재수 등 20여 명의 목각인형 가족으로 공연한다.


목각인형 가족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최 대표는 5월에는 주업보다 공연으로 매우 바쁘다고 한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서 공연할 때와 어르신들 눈높이에 맞추어서 공연할 때가 다르다. 인형 공연이 시작되면 끝날 때까지 관객들을 들었다 놓았다 할 정도로 인형공연의 달인이다. 인형을 다룰 때 부르는 노래 솜씨도 예사롭지 않다. 사람들은 생전 처음 본 공연에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매월 2회에 걸쳐서 어린이집, 경로대학, 장애인단체 등을 두루 다니면서 봉사를 하고 있다.

 

 

2021052501000724800028822
최중희씨가 돌에 그린 작품들.


악기를 다루는 솜씨도 수준급이다. 누구한테 배우지 않고 기타(20대), 바이올린(30대), 플루트(40대), 클라리넷(50대 초), 색소폰(50대 중반), 톱 연주(50대 후반), 팬플루트(60대 초반) 등을 스스로 터득해서 연주하는 것을 보면 타고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톱 연주를 듣는 순간 흔하지 않은 악기연주에 매료되어서 배워보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였다.

 


최 대표는 5년 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수채화를 그리다가 유화를 그렸다. 현수막 제작을 마친 후 한 작품 한 작품 그린 그림들이 모여서 딱딱한 사무실 한쪽 벽을 장식하고 있다. 70세까지 꾸준히 그림을 그려 전시회를 가질 계획이다.


올 초부터는 돌에 그림을 그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 후 많은 작품을 그렸다. 모양이 예쁜 돌에 과일과 야채 등을 그리기 시작했다. 최 대표가 돌을 수집하러 다닐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주변 사람들이 돌을 가져다주기도 한다면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최 대표는 잘 아는 예술가들이 화가로 등단하기를 권유하지만, 이름 없는 무명 화가의 길을 걷는 데 만족한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올곧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최 대표는 사회에 밝고 희망찬 꿈을 전하는 인형 공연가로 악기 연주가로 무명 화가로 살아가고 있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