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저 멀리 키르기스스탄에서 왔어요" 대구 달성 강림초등 다문화 강사 디나라씨

  • 이원욱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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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30   |  발행일 2021-06-02 제12면   |  수정 2021-06-0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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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8일 대구 강림초등학교에서 키르키스스탄 출신의 디나라씨(36)가 다문화 수업을 하고 있다.

"다문화 이주여성들이 사회에서 일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지난 18일 대구 달성군 강림초등학교. 이곳에는 외국에서 이주해 온 여성 여러 명이 모였다.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에서 온 이들은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각자 배정된 교실에 들어갔다. 이들은 5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다문화 수업'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키르기스스탄에서 2009년에 한국으로 온 디나라씨(36)도 이날 수업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학교를 찾았다. 다문화 수업을 한 지 어느덧 4년이 됐다는 그는 아이들에게 키르기스스탄의 문화와 생활 양식을 사진자료와 함께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와서 다문화 수업 외에도 바리스타 자격증부터 미용사 자격증까지 취득할 정도로 팔방 미인이다. 디나라씨는 "집에 있으면 저는 오히려 에너지가 소모되고 우울한데 밖에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즐겁다"며 "미용 일을 하면서 아주머니랑 많이 이야기했는데 그때 한국말도 많이 늘었다. 미용일을 배워 군부대나 요양시설에 봉사도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키르기스스탄으로 출장 온 남편을 만나 아들 둘을 키우고 있다는 그는 한국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디나라씨는 "이제는 키르기스스탄에 가면 한국으로 빨리 오고 싶어진다"며 "오히려 남편이 한번씩 키르기스스탄에 가고 싶다고 하는데 저는 혼자 갔다 오라고 할 때도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디나라 씨는 여느 한국의 학부모처럼 아이의 교육과 미래에 관심이 많다. 그는 "요즘은 곧 중학생이 되는 큰아들이 늘어난 공부량에 적응을 잘 할지가 고민"이라며 "엄마가 한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친구관계에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도 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문화 여성들이 한국 남편에게 모든 걸 의지하고 기대면서 집에만 있는 게 아니라 사회에 진출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보람도 얻었으면 좋겠다"며 "저도 그런 분들에게 용기와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사진=이원욱 시민기자 judge5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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