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오리온스 악몽' 끝내고 3대 프로스포츠 갖춘 도시로 점프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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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03   |  발행일 2021-06-03 제19면   |  수정 2021-06-03 07:59
한국가스공사, 전자랜드팀 인수
야구·축구 이어 새 농구단 창단 소식에 시민들 기대감
市, 입지로 신청사부지 등 제안했지만 가스公 라팍인근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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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농구단(홈페이지)
대구에 새 농구단이 둥지를 틀 전망이다. 대구 혁신도시에 본사를 둔 한국가스공사가 2일 한국프로농구(KBL)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농구단 인수 방침을 밝혔다.

이 농구단이 연고지를 대구로 두게 되면 10년 만에 대구가 프로농구단을 품게 된다. 이와 더불어 대구는 프로야구·축구에 이어 농구까지 3대 프로스포츠를 거느린 스포츠 도시로 거듭날 전망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대구시민들은 10년 전 '동양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프로농구단'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 없다. 1997년 출범해 KBL 원년 멤버인 오리온스는 1998~1999시즌 유례없는 '32연패'를 기록하며 3승42패(승률 0.067)라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대구시민들은 오리온스를 열렬히 응원했고 당시 10개 프로농구단 가운데 다섯 번째로 많은 관중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오리온스도 2001~2002시즌 정규리그 및 플레이오프 통합 우승에 이어 이듬해 2002~2003시즌에서도 정규리그 우승과 플레이오프 준우승을 차지하며 대구시민에게 보답했다.

그러나 2011년 6월14일 충격적인 일이 발생한다. 오리온스 구단이 느닷없이 경기도 고양시를 새 연고지로 정하고 '야반도주'한 것이다. 불과 하루 전 대구시의 사실확인 요청에 오리온스는 '결정된 게 없다'라며 발뺌한 터여서 시민들의 분노는 더 컸다.

당시 대구시는 조례까지 개정하면서 체육관 사용료를 낮춰주는 등 배려했음에도 오리온스는 연고지 이전 경위에 대한 설명은 커녕 사과 한마디 없는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는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였다.

이처럼 대구시민들은 프로농구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지만, 10년이 지나 새로운 농구단 창단 소식에 기대감이 크다.

농구팬 한상철(45)씨는 "10년 전 오리온스를 응원할 때가 생각난다. 다시 대구에서도 프로농구경기를 직접 보면서 연고지 팀을 응원할 수 있게 된다니 무척 기대된다"며 "무엇보다 요즘 삼성라이온즈와 대구FC가 리그 상위권에서 경쟁을 벌이는 등 잘나가고 있는데, 대구가 프로농구단까지 섭렵한다면 스포츠 도시로서의 자부심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시와 한국가스공사는 아직 연고지 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농구단 홈구장으로 사용할 전용 체육관을 지을 입지를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 측이 체육관을 지을 수 없는 수성구 연호동 삼성라이온즈파크와 연호지구 사이 그린벨트 지역(3만㎡)을 고집하면서 대구시가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은 환경적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2등급 개발제한구역이어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법조타운을 조성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연호지구를 지정할 때도 제외할 수밖에 없었던 땅이다.

대구시는 이를 대신해 달서구 대구시 신청사 건립 예정지(옛 두류정수장 터)와 동구 혁신도시 및 서구 KTX서대구역사 일대를 제안했지만, 가스공사는 이마저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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