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어린이들 즐겁게 자연을 배우다... 대구 달성습지 자연학교 '새들아 머하니?'

  • 진정림 시민기자
  • |
  • 입력 2021-06-20   |  발행일 2021-06-23 제12면   |  수정 2021-06-21 10:06
2021062001000636100025251
'흙당근팀'의 움집 만들기 체험 모습
2021062001000636100025252
'민들레팀'의 칡잎으로 나만의 문양 만들기 체험 모습
2021062001000636100025253
새둥지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는 '맹꽁이팀'


지난 19일 오전 10시 대구 달성습지 대명유수지 앞에 20여명의 초등학생들이 모였다. 학생들은 날씨가 더운데도 긴 옷을 입고 간식과 물이 든 가방을 메고 마스크와 모자까지 썼다.

이들은 대구환경교육센터 주최로 매달 한번씩 열리는 달성습지 자연학교 6월 활동 '새들아, 머하니'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학생들이다. 인원 점검이 끝나자 선생님의 인솔 하에 3개 조(맹꽁이, 흙당근, 민들레팀)로 나눠 대명유수지 긴 데크를 가로질러 달성습지를 향해 걸어간다. 대명유수지 데크 중간쯤에서 선생님들이 미리 준비한 '퍼즐놀이를 통한 달성습지 여름새 알아맞히기'로 학습 주제에 대한 관심을 한껏 높인 뒤 본격적인 탐조를 위해 달성습지 숲 속으로 걸어들어 갔다.

"찍찍거린다고 직박구리야. 왝왝거린다고 왜가리지. 파랑새는 이름은 예쁘지만 목소리는 거칠다. 그치?"
"어? 우리동네 박새하고 다른 동네 박새하고 목소리가 조금 다르네. 새들도 사투리를 쓰나 봐. 노래 잘하는 사람을 꾀꼬리 목소리 같다 그러지? 정말 꾀꼬리 목소리 이쁘네 얘들아~"

민들레팀(초등4~6학년) 숲해설가 김혜련 선생님이 미리 녹음 해 온 여름새들의 울음소리를 들려 주면서 설명을 마치자 아이들은 새소리를 들으려고 귀를 쫑긋 세웠고, 서로 먼저 여름새를 발견하려고 눈을 두리번거리다가 새가 눈에 띄면 "저기다~"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달성습지에서 관찰되는 새 중에서 여름새는 파랑새, 까치, 직박구리, 박새, 등 주로 움직임이 빠른 산새로서 탐조에 어려움이 따른다. 겨울에는 물가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물새가 많아서 비교적 탐조가 수월하다. 달성습지가 있는 덕분에 자연을 접할 기회가 적은 도시의 아이들이 자연을 알아가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여름새 탐조에 이어 자연을 이용해서 '새둥지 만들기' 시간이 팀별로 이어졌다. 아이들은 준비해 온 목장갑을 끼고 잠시 어미 새가 돼 튼튼하고도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나무 잔가지와 낙엽 등을 모으느라 여념이 없었다. 새둥지 만드는 시간에 이어 나뭇가지를 비롯한 자연을 이용해 '움집 만들기'에도 도전했다.

팀별로 튼튼하고도 특별한 움집을 만들려고 주위를 살피다가 튼튼한 나뭇가지도 줍고 낙엽, 깃털 등을 주워 모으기도 했다. 흙당근팀(초등1~3학년) 중 누군가가 나무에 붙어 있는 동그란 버섯을 발견하고는 초인종으로 활용, 이어서 '낙엽 배달 왔어요' 택배놀이를 하기도 했다. 어느덧 약속된 2시간이 훌쩍 지나 부모님들이 기다리는 대명유수지로 돌아 왔는데 갑자기 왜가리와 고라니가 나타나 아이들은 망원경을 다시 꺼내 관찰하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올해로 4년째인 달성습지 자연학교는 매년 3월에서 6월까지 상반기 4회, 하반기 9월에서 12월까지 4회로 매달 1회씩 자연의 시간표에 맞춘 수업이 이루어진다. 지난 3월20일엔 '봄을 맞아 깨어나는 식물'이라는 주제로 '꽃떡 만들기'놀이를 했고, 4월17일에는 '수달을 찾아라'라는 주제로 '동물 흔적 찾기' 시간을 가졌고, 5월15일엔 '세상에 가장 많은 생물, 곤충의 세계'라는 주제로 '자연물로 곤충 만들기' 활동이 진행됐다.

이날은 상반기 마지막 수업이 전개됐다.

올해 달성습지 자연학교 상반기 활동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 양서영(이곡초3학년)양은 "오늘 새둥지와 움집을 만들었는데 움집 안에 있을 때 새가 된 느낌이 들었어요. 제일 재미있었던 활동은 동물발자국 흔적을 따라 탐험했을 때인데 동물이 언제 지나갔을까, 궁금하고 신기했어요"라며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달성습지 자연학교'는 대구시가 지정한 습지보호지역인 달성습지에서 사계절을 경험하며 습지에 어울어져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들의 특성, 이들의 관계를 통해 생명의 경이로움을 알아가기 위해 기획됐다"고 대구환경교육센터 관계자는 설명했다.

 

글·사진=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