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강사도 학생도 '주민'...동네이웃과 생활 속 평생학습

  • 진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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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05   |  발행일 2021-07-07 제12면   |  수정 2021-07-13 08:28
대구 달서구 와룡배움터 '배나무골 FM(Fun&Make) 메이크 생활살이' 사업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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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얼굴'을 형태 없이 선과 면으로만 표현하고 있는 모습. <이경순 미술심리 강사 제공>
세밀화그리기
색연필을 사용한 '세밀화 그리기' 모습.


대구 달서구 선원로37남길에 위치한 '사회적협동조합 와룡'은 평생교육공동체로서 마을사람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동네 사랑방과 같은 공간인 와룡배움터를 운영하고 있다.

요즘 와룡배움터의 일정표를 보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빈칸이 없을 정도로 빼곡하다. 그것은 '배나무골 FM(Fun&Make) 메이크 생활살이'라는 사업명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이하 생문공)' 사업이 올해 5월 초부터 매주 또는 격주로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이한 점은 와룡배움터에서 진행되고 있는 10여 개의 동아리 수업을 담당하는 강사들이 모두 마을주민이라는 점이다.

대부분 8회기로 짜여 있는 상반기 동아리 수업이 마무리 돼 가던 시점인 지난 1일 마을 강사와 마을 주민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이다.

"의외로 미술심리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이 많다는 점에 놀랐어요. 그림을 통해서 마음의 단추를 하나하나 풀고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미술심리 이경순 마을강사)

"적은 비용과 간단한 레시피로 상반기 '디저트 요리' 수업을 마쳤는데 하반기에는 '중고등학생 영양간식' '워킹맘을 위한 한 그릇 뚝딱요리' 등등 요청 들어온 요리시리즈가 많아 행복한 고민에 빠졌어요."('디저트 요리' 구현정 마을강사)

"역사상으로 보면 여성들의 가장 오래된 놀이가 바로 이 자수가 아닐까요? 회차가 거듭될수록 다양한 색감으로 자신들을 표현하더라구요. 자수는 그래서 아름다운 것이지요."('프랑스자수' 박세희 마을강사)

매주 목요일 오전에 진행되는 '시야 놀자' 라는 수업은 그 이름에 걸맞게 현장 답사를 한다거나 시를 읽고 느낀 점을 몸으로 표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시인이기도 한 손영숙 마을강사는 "우리 마을에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 면서 강사료를 받지 않고도 수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매주 목요일 저녁 부부강사가 진행하는 '마을살사댄스' 교실은 파트너가 꼭 있어야 하는 수업이다. 이 수업에 참여하는 최수경(53세,이곡동 거주)씨는 "우리 나이에 부부끼리 집에 있으면 TV 보거나 각자 휴대폰 만질 때가 많은데 살사를 배운 이후에는 '연습할까' 하면서 눈이 마주치면 자동적으로 '원,투,쓰리,포, 파이브,씩스,세븐,에잇...' 스텝을 밟고 키득거린다. 몸치,박치인 우리부부가 말이지요"라며 즐거워했다.

그 외에도 와룡배움터에서 진행되는 동아리 수업은 '세밀화그리기', '생활글쓰기', '슬로우푸드' 등이 있다. 또한 생문공 사업의 일환이기는 하나 와룡배움터 공간 밖에서 이루어지는 '옷만들기' 동아리와 '일상트레킹' 동아리가 있다.

'옷만들기' 동아리는 재봉틀이 갖추어진 성서계대 산학협력관 '메이커스페이스'라는 공간에서 수업이 이루어지는데 자신의 옷 만드는 일 외에도 비닐봉투를 줄이기 위한 장바구니 제작과 물티슈 사용 자제를 위한 손수건 나눔도 계획하고 있다는 귀띔이다.
또한 작년부터 계속 이어져 온 동아리중 하나로 '일상트레킹'은 지난주 일명 '플로깅' 이라고 하는 등산도 하고 쓰레기도 줍는 환경동아리로 거듭나고 있다.

'사협와룡'은 작년에 '배나무골 FM(Fun&Make) 생활살이'라는 사업명으로 생문공 사업이 진행된 바 있는데 처음으로 마을강사들을 통한 동아리 수업을 시도했으며 '배나무골 마을강사들에게 듣는다' , '배나무골 FM(Fun&Make) 생활살이 성과공유회'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마을살이에 대한 고민을 해 왔었다.

'사협와룡' 운영진 홍성조씨는 "올해 생문공 사업이 작년과 차별화 된 점은 마을 강사들이 기획에서 수업 진행까지 주체적으로 수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는 점이며 '사협와룡'은 플랫폼의 역할만 하고 있다"라며 "올 상반기 생문공 동아리 수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동체에 대한 이해와 마을 활동'을 주제로 마을활동가 양성 교육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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