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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영희 경북대 강의초빙 교수 |
BTS의 두 번째 영어 곡 'Butter'가 7월17일자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7주 연속 1위에 올랐다. 빌보드 역사상 7주 연속 1위를 한 곡은 10곡도 채 되지 않는데, 바야흐로 한국(싸이의 강남스타일)과 아시아(사카모토 큐의 스키야키)를 넘어 세계적인 기록을 다시 쓰고 있는 중이다. 이것에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 세계 1위 삼성전자의 세계적 위상이 주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종류의 감격이 있다.
우연히 알게 된 사우디아라비아 친구가 있다고 해 보자. 우리는 그 친구에게 "얼마 전에도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를 정제한 휘발유를 내 차에 가득 넣었지 뭐니"하며 호들갑을 떨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얼마 전에 알게 된 영국인 축구 코치에게 난 그야말로 안되는 영어로 이렇게 호들갑을 떨었다. "영국은 존 스튜어트 밀의 나라잖아요. 자유론에서 정립한 자유의 개념이야말로 19세기의 가장 뛰어난 발명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요"라고 말이다. (그런데 그 영국인 코치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난 그런 사람 모릅니다"라고 유창한 한국말로 답했다.)
문화란 그런 것 아닐까. 문화적 우월주의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온두라스의 어느 서점에 있는 베스트셀러 코너에는 사회를 통렬히 비판하는 어느 지식인의 고백이 꽂혀 있을지도 모르고 그것이 자국민의 가슴을 뜨겁게 울리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한국어로 번역되어 동네 서점 신간 코너에 소개되지 않으면 영원히 그 감동을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연히 그 작품을 알게 되고 그것의 울림이 나에게 전달된다면 나는 그곳의 언어인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어 할 것이고 그곳의 역사를 알고 싶어 할 것이고 그곳을 더 이해하고 싶을 것이다.
7월2일 윤고은 작가의 '밤의 여행자들'이 영국 추리작가협회에서 주관하는 대거상 번역추리소설상을 받았다. 대거상은 영국 추리작가협회가 1955년 제정한 영미권 주요 추리문학상 중 하나이고 윤 작가는 아시아 최초 수상이다. 이에 고무된 한국문학번역원은 7월6일 간담회에서 한국문학의 해외 진출 통합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때 내가 떠올렸던 것은 1996년 제1회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한 스물여덟 살의 건방진 젊은 작가였다. 한쪽 귀에 피어싱을 하고 나타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요즘 유행하는 후일담 문학이나 사실주의 계열의 소설이 아닌 문단의 틈새를 채우는 전혀 새로운 소설을 쓰고 싶다고.
자기 이전의 모든 경제학 이론들을 '고전학파'라고 부르며 등장한 경제학의 신성 케인스같은 충격이었다.(이때의 고전이라는 의미는 존경의 의미가 아닌 '구식'이라는 의미에 더 가깝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소설이 늘 번역이 될 것을 염두에 두고 쓰고 있으며, 언젠가는 터키의 서점에서도 읽힐 것이고 말레이시아나 일본의 서점에서도 읽힐 것이라 생각하고 쓰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당시 상당한 비난을 받았다. 그는 김영하 작가다.
2012년 어느 언론사의 지면에는 이런 제목의 칼럼이 실렸었다. '추락하는 한국 소설, 날개가 없다'. 한국 문학의 소설 시장이 완전히 붕괴해 침체했으며 그 이유는 '신인 작가의 부재'라고 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 소설은 새로운 전성기로 평가받고 있으며 2021년은 2012년 이후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해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여러 가지 분석이 있으나 공통적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MZ세대 작가의 출현' 그리고 '해외 문학계 진출'. 한국 문학의 새로운 부흥. 이제 시작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기대한다. Get it, Let it roll.
현영희 경북대 강의초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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