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고산도서관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나의 책' 만들기'

  • 천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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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01   |  발행일 2021-08-04 제12면   |  수정 2021-08-0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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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고산도서관의 '소소한 나의 책 만들기' 강좌에 참가한 수강생들이 직접 만든 '독립출판' 완성물.
"제 인생의 꿈이었던 나만의 포토에세이 책을 드디어 세상에 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대구 수성구 고산도서관에는 최근 아주 특별한 책들이 비치돼 이용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도서관의 '소소한 나의 책 만들기' 강좌에 참여한 수강생들이 직접 만든 책들로, 도서관 독립출판물 코너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낸 것.

평범한 사람들이 생애 처음으로 직접 만든 책은 '어느 물병자리 A형 여자' '초딩 생각' '예순넷, 아프리카' '앵두엄마, 체리딸' '비로소 가족' '자기 이해' '산길을 걸으며' 등 모두 일곱 권이다. 포토에세이, 아이들의 초등학교 일기를 모은 책,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쓴 여행기, 가족 활동 북, 자기계발서, 동화, 수필집 등 각자 자기가 만들고 싶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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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도서관 '소소한 나의 책 만들기' 강좌에서 참가자들이 책 편집을 배우고 있다.
수강생이자 저자인 이들은 지난 4월15일부터 매주 두 시간씩 총 8주 동안 수업을 받았다. 강사는 대구에서 동네 책방을 운영하는 류은지씨가 맡았다. 수강생들은 노트북을 들고 다니면서 디자인과 편집을 직접 하는 등 구슬땀을 흘렸다.

30대 초반의 김채린씨가 만든 '어느 물병자리 A형 여자'는 285쪽의 제법 두툼한 포토에세이다. 헌혈·야구·사진을 좋아하는 김씨가 그동안 찍은 사진에 자신의 생각을 담았다.

김현영씨의 '초딩 생각'은 자신의 세 자녀가 초등학교 시절 쓴 그림일기를 스캔하고, 여기에 동시를 모아 엮은 책이다. 김씨는 "아이들이 쓴 일기장에 동시와 그림일기를 고침 없이 그대로 옮겨 완벽한 초딩 생각으로 책을 만들었다"며 "처음 만들어보는 책으로 부족함이 많으나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자신의 순수한 글을 보고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고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책을 만들었다"고 했다.

'예순넷, 아프리카'는 이위숙씨가 30일 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탄자니아·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6개국을 여행하며 쓴 여행기로 사진을 넣어 편집했다. 동화 '앵두엄마, 체리딸'은 초등학교 교사로 퇴직한 최미현씨가 유년시절을 보낸 경북 청도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프로그램을 담당한 고산도서관 김은지씨는 "그동안 도서관에서 독립출판, 동네책방과 관련한 초청 강연을 열었는데, 이용자들의 관심이 많아 '소소한 나의 책 만들기' 강좌를 개설했다"며 "처음 시도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잘 만들어 종합열람실에 비치하고 대출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고산도서관은 9월부터 10주간 '그림책 만들기' 강좌를 진행한다. 그림책이 완성되면 12월쯤 전시도 할 예정이다.

글·사진=천윤자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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